캐나다 한인이민자 사이에 뜨는 스시점·모텔, 지는 편의점

최근 들어 캐나다 이민자의 주된 사업영역이라 할 수 있는 스몰비즈니스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 소자본 비즈니스 영역까지 자꾸 침투해오는 데다, 스몰비즈니스를 소유하고 있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면서 사업을 아예 접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10년 넘게 지속된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여기저기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대형 상가가 들어서면 대기업 소유의 대형 상점이 들어서는 게 보통입니다. 이는 주변에 있던 스몰비즈니스에 타격을 입히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이 뒤지는 스몰비즈니스가 대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지요.

이런 스몰비즈니스 위축 현상은 한인 이민사회도 예외가 아닙니다. 한인 비즈니스의 경우 일반 캐나다인 스몰비즈니스보다 훨씬 더 여건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캐나다 정부의 이민정책 방향 전환이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영주권 취득조건 중 영어 능력에 큰 비중을 두는 정책을 채택하면서 신규 한인 이민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또 조기 유학 붐의 퇴조와 함께 한인 경제의 큰 축을 담당했던 유학생가족의 소비가 크게 위축돼 한인 비즈니스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 신규 한인 이민자 급증또 최근 들어 신규 한인 이민자의 연령대가 크게 낮아지면서 사업보다는 취업하는 이민자가 늘고 있는 것도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제법 오래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하던 50대 전후의 사람들이 주로 이민을 왔으나 요즘 들어서는 캐나다 유학경력자를 비롯해 젊은 층이 신규 이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층 이민자는 취업하기가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사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을뿐더러 사업을 시작하려면 어느 정도의 목돈이 필요한데 그럴 여유가 별로 없는 게 현실입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한인실업인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협회 회원 업체 수가 10여 년 전 2000여 개에서 지금은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그런 현상은 BC주 뿐만 아니라 한인 인구가 많은 온타리오주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합니다. 한인이 운영하는 사업체가 많이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오래전부터 한인 이민자가 많이 소유하고 있던 편의점(그로서리)의 경우 불과 5~6년 전만 해도 250여 개가 유지되고 있었으나 지금은 150여 개 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식품 및 생활용품 등을 취급하는 편의점은 다운타운 등 번화가는 물론 주택가를 중심으로 그런대로 단단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고 있어 사양산업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중앙일보] 캐나다 한인이민자 사이에 뜨는 스시점·모텔, 지는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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