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낮게 평가하는 동안 공화당 소속 중진 의원이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상원 정보위원장인 리처드 버 공화당 의원(노스캐롤라이나·사진)이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하기 전이었던 지난달 170만달러(약 21억2300만원)를 팔아 치웠다고 미국 탐사보도 매체 프로퍼블리카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버 의원과 부인은 1월 말부터 2월 중순까지 30여 차례에 걸쳐 60만~170만달러 규모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거래는 지난달 13일 이뤄졌는데,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영향을 경고하기 전이다.
이와 관련해 버 의원은 이미 학교 폐쇄, 회사 출장 단축 등 코로나19가 불러올 심각한 사태를 예측하고 있었다고 미 공영방송 NPR가 전했다. 버 의원은 주식을 내다 판 지 2주 후인 지난달 27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후원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역사상 어떤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할 것”이라며 “아마도 1918년 수천만명이 숨진 스페인 독감 사태에 버금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원 정보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백악관이 받는 일일보고를 상당 부분 공유하기 때문에 정부의 내부 전망을 인지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AFP통신은 밝혔다.
다만 버 의원이 주식을 팔거나 경고 발언을 했을 때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정보위원회도 당시 코로나19에 대해 브리핑을 받지 않았다고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이 전했다. 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주식 거래에 대한 보도가 나오기 직전 트위터에 “유권자들과 나눈 얘기는 보건당국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유의하라고 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