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휴대폰 번호(가입계정)가 올해 들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동안 탈퇴한 계정은 무려 2100만개, 이중 1200만개 이상이 2월에 집중됐다.
중국은 휴대전화 없이 거의 생활이 불가능하다. 중국 당국에서도 방역 등의 이유로 휴대폰 사용을 요구하고 있다.ADVERTISING
중국의 휴대폰 계정은 2018년말부터 2019년말까지 그침없이 증가해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2월부터 감소폭이 약 10배로 급증했다.
중국 성인은 1명이 최대 5개까지 번호를 소유할 수 있다. 경기침체로 인해 불필요한 번호를 줄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감소폭이 워낙 크다보니 중공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중국 성인 1명당 휴대전화 번호 5개까지 소유
대다수 지역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중국 학생들은 2월 10일부터 휴대전화로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번호는 부모 명의로 신청해야 한다.
즉, 어떤 학부모들은 2월부터 자녀에게 줄 휴대전화 계정을 신규 개설해야 했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휴대전화 계정이 2100만개나 줄어들었다.
지난 19일 중화인민공화국(중공) 공업및정보화부(MIIT)는 2020년 2월 중국 31개 성·시의 전화 계정 집계를 발표했다(링크).
이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휴대폰 계정은 15억7992만7천개, 유선전화는 1억8999만4천개였다.
이는 공업및정보화부(산업정보부 격)에서 작년에 발표한 2019년 11월 집계와 비교하면 휴대폰 계정 2103만개, 유선전화 84만개가 감소한 결과다.
작년 이맘 때 중국의 휴대폰 계정은 증가일로였다. 당시 3개월 전과 비교해 휴대폰 계정 2437만개, 유선전화 664만1천개가 증가했었다.
중국 이동통신3사(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자체 집계에서는 더 구체적인 상황이 드러난다.
이 집계에서는 휴대폰 계정이 2018년 말~2019년 12월까지 한번도 감소세 없이 증가하다가 올해 1월부터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1, 2위 업체 모두 2월 감소폭이 1월에 비해 10배 가량 컸다.
시장 점유율 약 60%의 1위 업체인 차이나모바일 발표자료(링크)에 따르면 올해 1월 휴대폰 번호(계정)가 86만2천개 줄었다. 2월에는 무려 9배인 725만4천개 줄었다.
2위 업체 차이나텔레콤(中 통신시장 점유율 21%) 발표자료(링크)에서는 휴대폰 계정이 1월 43만개, 2월 560만개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10%대인 3위 업체 차이나유니콤은 2월 집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1월 집계에서 역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2년간 증가하던 휴대폰 번호, 왜 올해 감소했을까
중국 인구는 통계상으로는 증가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말 중국 전체 인구는 14억5만 명으로, 전년보다 467만명 증가했다.
인구가 늘고 있는데 휴대폰 계정은 올해부터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첫번째 설명은 중공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침체다.
이 설명은 유선전화에는 통한다. 유선전화의 경우 2월까지 전국적 봉쇄조치로 인해 소상공인이 휴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폰 계정 감소를 봉쇄조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중국문제 전문가 탕징위안(唐靖遠)은 “중국은 디지털화 수준이 상당히 높다. 휴대전화 없이 생존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탕징위안은 “연금 등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기차표 구매 혹은 생필품 쇼핑 등 중국에서는 사소한 일을 할 때도 거의 휴대전화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 계좌, 정부 지원금 계좌는 모두 휴대전화와 연결돼 있다. 휴대전화에 앱을 설치해 휴대전화 사용자의 신원을 정부의 데이터베이스, SIM카드와 대조해 확인한다.
또한 중국 정권은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방역을 위해 모든 중국인에게 건강코드(健康碼) 앱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건강코드 앱을 설치하고 건강상태를 입력하면 녹색, 황색, 적색코드를 지정받게 된다. 녹색은 건강, 황색은 감염 가능성 있음, 적색은 감염을 나타낸다. 녹색 코드를 받은 사람만 중국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탕징위안은 “이러한 이유로 개인이 휴대전화 가입을 그냥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방에서 도시로 상경해 일하는 농민공의 경우 봉쇄 때문에 도시의 직장으로 복귀가 불가능해 도시에서 쓰던 번호 하나를 해지했을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농민공은 1월에 춘제(春節·중국 설)를 맞아 고향에 갔다가 여행 제한으로 인해 도시로 돌아오지 못했다.
휴대폰 계정을 유지하려면 기본료가 매달 지출된다. 소득이 적은 농민공 대다수는 휴대폰 계정 하나만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4월 기준 중국의 농민공은 2억8836만명이다.
그런데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의 전 사업체 영업 재개율은 90%다.
지난 17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멍웨이 대변인은 지난 후베이성 제외한 모든 성에서 90% 이상 사업체가 영업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다면 2억8천만명 중 90% 이상이 직장에 복귀했다는 이야기다.
물론 농민공을 비롯한 중국 휴대폰 가입자 상당수가 경기위축에 대비해 불필요한 번호를 모두 해지하고 필요한 번호만 남겼을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성인이 번호 5개를 가졌다고 보기도 어렵다.
탕징위안은 “현재로서 자세한 자료는 없다. 그러다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 휴대폰 계정을 해지한 인구 중 10%만 중공 바이러스 사망자로 계산해도 사망자는 2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러한 충격적인 추산에 대해 탕징위안은 “이탈리아의 사망자는 5476명, 치명률(누적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은 9.2%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노출된 중국에서는 사망자가 3270명, 치명률이 약 4%로 이탈리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중공 당국이 발표한 집계를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고 했다.
중국의 사망자수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는 중국 안팎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규 확진자 0라는 발표에 대해 지난 20일에는 중국 우한에 근무하는 의사가 ‘거짓말’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휴대폰 번호(계정) 해지가 최근 3개월간 2100만개에 이르고, 이 중 최소 1285만개가 올해 2월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중공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수가 실제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하나의 데이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