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스템 일체형 원자로(SMART)’의 차세대형 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탈원전 정책이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정부와 원자력계에 따르면 원자력연구원이 1997년 개발에 들어가 2012년 표준설계인가(SDA)까지 취득한 소형 원전의 개선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래형 원자로를 고도화하는 데 최소 2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으나 올해 책정된 예산은 35억원에 불과해서다. 정부는 5년에 걸쳐 최대 250억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이 개발에 성공한 소형 원자로는 대형 원전의 10분의 1 크기(용량 110㎿)로, 인구 10만 명 규모 도시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차세대 발전원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20여 년 공들여 개발한 소형 원전의 차세대 버전을 만들려면 예산 지원이 필수인데 어렵게 됐다”며 “이대로라면 경쟁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 등에 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예산이 2000억원 필요하다는 건 원자력계 생각일 뿐”이라며 “탈원전 기조에도 원전 기술의 수출 경쟁력은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