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트, 성가시게 굴면 쏴버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해 위협적 경고를 보냈다. 또 60일간 영주권 발급을 중단하는 ‘이민 일시중단’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늑장대응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재선을 위해 극단적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일이 순조롭지 않으면 지지자들을 부추기고, 반대파가 분노하는 것으로 주제를 바꾼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4~15일 걸프해역 북부에서는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고속단정이 조우하면서 긴장이 빚어졌다.
‘중동 긴장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은 유가 반등을 자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는 트윗이 나온 직후 40% 가까이 올라 배럴당 16달러를 넘었다. 결국 전날보다 19.1%(2.21달러)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에너지업종이 3.5% 오르면서 다우가 1.99% 오르는 등 뉴욕 증시도 상승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기존 교전지침을 바꾸라는 공식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이란이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데 대한 경고라는 분석도 나왔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첫 군사위성 발사에 성공했다며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위성 발사체 기술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비슷하다. 존 하이튼 미 합참차장은 “그것(발사체)이 아주 멀리 날아갔다”며 “중동 국가와 미국의 우방을 위협하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NYT는 이에 대해 “코로나19 대응을 잘못한 데 대해 국내 비판을 받고 있는 양국 지도자들이 적국과 대립을 재개하는 게 유리하다고 계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