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가치가 7일(현지시간) 달러당 장중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에 터키 당국은 이날 씨티그룹, BNP파리바, UBS 등 외국계 은행 3곳의 리라화 거래를 중단시켰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리라화는 이날 달러당 7.269리라까지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가 7.11리라 선을 회복했다. 이는 2018년 8월 `터키 금융위기` 당시 기록된 달러당 7.2362리라를 경신한 것으로, 달러당 6리라 전후에서 거래된 연초와 비교해도 약 20% 하락한 것이다.리라화 폭락은 터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린 것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관광산업 타격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터키 투자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터키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4.37% 비중을 차지하는 주축 산업일 뿐 아니라 경상수지 적자 중 80%를 직접 보전하는 외화 획득원이기도 하다. 터키 당국이 외국계 은행의 리라화 거래를 금지하는 명령은 기한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WSJ는 덧붙였다. 브래드 세처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위원은 “거래 금지 명령은 터키의 절박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 중앙은행이 환율 방어를 위해 이번주에만 적어도 15억달러를 팔았다”고 전했다.
터키 중앙은행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터키의 외화 보유액은 920억달러다. 한국의 외화 보유액 4000억달러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터키의 순외화보유액이 연초보다 150억달러가량 줄어든 25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도 “터키의 순외화보유액이 연초 400억달러에서 2주 전 250억달러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