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코로나19 실업 사태에 ‘OPT’ 프로그램 막아 자국민 보호하려는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외 유학생의 대학 졸업 후 미국 내 취업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리들을 인용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외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을 졸업한 후 학생비자 상태에서 미국 기업에 1년간 또는 과학·엔지니어 전공자의 경우 3년까지 취업할 수 있는 이른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프로그램을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WSJ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제한 조치는 미국인 대학 졸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지난 4월 실업률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달의 4.4%에서 14.7%로 폭등했다.
WSJ은 OPT 제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이민 제한 조치 패키지 가운데 하나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정확히 OPT를 어떻게 제한할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의료분야 졸업자 등에 대한 예외를 전제로 프로그램을 1년 정도 중단하는 방안도 논의 내용 중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OPT는 ‘전문직 단기취업(H1B)’ 비자로 가는 ‘징검다리’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내 학생비자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OPT 프로그램에 따라 졸업 후 미국 기업에 취업한 해외 유학생은 2018~2019학년에 22만3천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5년 전의 10만6천명에서 급증했다.
미 기업들은 OPT 제한 조치가 미국의 성장과 경제 회복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기업 300여곳과 경제단체, 고등교육 기관들은 지난 21일 취업비자 발급 제한을 검토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숙련 노동자의 접근을 단기간이라도 축소한다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고 “상당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서한에 참여한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미 상공회의소 등은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 비자를 비롯해 학생비자와 다른 숙련 노동자를 위한 비자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 대학들은 OPT를 제한할 경우 해외 유학생들의 유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