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일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적이 사라진 번화가를 차지한 쥐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NHK 방송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야간 영업을 중단한 일본 기타큐슈시 고쿠라역 근처 번화가에 밤 9시만 되면 수십마리 규모로 몰려다니는 쥐떼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NHK 영상에는 쥐들이 텅빈 거리를 활보하며 먹이를 찾아 쓰레기 봉투를 마구 뜯는가 하면, 사람이 다가가자 재빨리 건물 틈 사이로 숨었지만 이내 다시 먹이를 찾기 위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비쳐졌다.
일본의 한 쥐 구제업자협의회 관계자는 “쥐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사람들의 왕래가 줄어 경계심이 낮아진 데다가 음식점이 휴업해 먹이가 부족해져 거리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쥐들은 빌딩과 빌딩 사이 좁은 공간이나 수풀 속에 숨어 있지만, 먹이를 찾아 주택가 등으로 활동 범위를 넓힐까 우려된다”고 말했다.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 8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다음 달 6일까지 도쿄도 등 7개 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하고 외출 자제 요청을 내렸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음식점 등 일부 업종에 대해 휴업에 들어가 줄 것을 요청했다.
일본 도심 내 쥐떼 출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도쿄 쓰키지 수산시장이 83년 간의 영업을 끝내고 이전하면서 철거에 들어갈 2018년, 시장에 살던 쥐떼가 밖으로 이동하며 큰 소동이 일어난 것.
쓰키지 시장과 수백 미터 떨어진 점포와 주택가까지 출몰한 쥐떼는 닥치는대로 이곳저곳을 갉아 대며, 막대한 피해를 줬다. 자치단체는 부랴부랴 주민들에게 도구를 지급하고 쥐 잡기에 나섰다. 당시 쓰키지 시장 주변에서 잡힌 쥐는 1700마리가 넘는다.
한 감연병 전문가는 “일본 도쿄의 카부키쵸 쇼핑거리에도 쥐가 출몰하고 있다”며 “쥐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또 다른 병을 옮길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