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석 열린민주당의 최고위원이 `조국(曺國) 전 법무부 장관은 남명 조식(曺植) 선생의 후손`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조식 선생 후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황 최고위원은 일부 매체가 자신의 발언을 왜곡 해석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직접 자신의 족보 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외부 인사들로 인해 조식 선생 후손 여부 등 때아닌 족보 논쟁에 휘말린 모양새다.
2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자신을 조식 선생의 직계 후손이라고 밝힌 조영기 씨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황 전 국장 주장이 알려진 뒤 내가 모르는 내용이어서 족보를 다시 들여다봤지만, 조국 전 장관과의 연관성은 전혀 없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조 전 장관을 남명 선생과 연결지으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억지이자 모독”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페이스북
이에 대해 황 최고의원은 22일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페북의 글 취지는 조국 전 장관이 웅동에 있는 창녕 조씨 집성촌의 자손이고, 남명 선생이 조국 전 장관의 직계 선조는 물론 아니나(조국 전 장관이 남명 선생의 직계냐 아니냐를 따지는 글도 아니지만) 창녕 조씨 문중이 모두 받드는 선조이고, 창녕 조씨 후손들은 그 정신을 새기면서 살고 있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도 창녕 조씨의 자손으로서 남명 선생의 뜻을 기리고 있을 것이라 본다. 본관도 성도 다른 나 역시 남명 선생의 벽립천인(壁立千?)을 되새기는 사람이다”라면서 “조선일보는 내 손가락이 가르키는 달을 볼 생각은 않고 내 손가락 쳐다 보며 흉 보는 것만 신경 쓰는 모양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21일 황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남명 조식 선생은 경상우도의 학풍을 세운 분으로 영남의 의병들은 이 분의 제자이거나 그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라며 “이 분이 결혼해 김해에 살게 되는데 웅동은 바로 김해 옆 지역으로 창녕 조씨 집성촌이 있던 곳”이라고 적었다.
황 최고위원은 특히 “웅동, 웅동학원…지난 가을 지겹도록 들었을 이름”이라며 “이제 다들 무릎을 치겠지만, 남명 선생은 조국 교수의 선조”라고 했다.
황 최고위원은 앞서 조 전 장관을 조선 중종 때 개혁을 추구했던 조광조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황 최고위원 발언에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씨는 총선 전인 지난 3월 페이스북에 “조국 전 장관을 생각하면 중종 때 개혁을 추진하다 모함을 당해 기묘사화의 피해자가 된 조광조 선생이 떠오른다”라고 주장했다. 어제(21일)는 조국 씨가 남명의 직계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띄웠다. “남명이 결혼한 뒤 살던 곳이 김해 옆 웅동이다. 지난해 가을(조국 사태 당시) 지겹도록 들었을 이름(웅동 학원의 ‘웅동’)” 등의 주장이다. 역사에 대한 해석이 아무리 자유라지만, 그것에도 ‘도’라는 게 있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품이든 기개든 유전형질이 아니라 획득형질”이라며 “그 잘난 성품을 물려받아 조씨 가문이 웅동학원을 말아먹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개혁을 하겠다는 인간들이 조선시대 족보나 팔고 자빠졌으니, 그것도 온갖 비리로 점철된 가문을 옹호하려고. 21세기 디지털시대에 반봉건 투쟁까지 해야 되느냐”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느 얼빠진 의원이 대통령을 태정태세문단세 왕가의 족보에 올려놓더니, 공당의 최고위원이 조국을 영남학파에 올려놓고 찬양질을 한다”고 비꼬았다.
한편 황 전 국장은 조 전 장관이 장관으로 있을 때 법무부 검찰개혁 추진지원단장을 역임했다. 지난 4·15 총선 때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