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통부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이유로 미 항공사의 중국 취항을 거부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상황을 지켜보며 계속 항공 문제에 관여하겠다고 했다. 미국 내 중국 대사관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코로나19와 홍콩 국가보안법 문제 등으로 외교적 마찰을 이어왔다.
‘공정하고 동등하게’
중국은 지난 3월 코로나19 대응 방안 중 하나로 외국 항공사가 중국 국제공항 1곳을 정해 1주일에 1회만 운항하도록 했다.
또 중국행 노선을 운영하지 않는 외국 항공사에는 1주일 1회 운항도 못하게 했다.
미국 교통부는 해당 규제가 실질적으로는 미국 항공사의 취항을 막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후 국내외 항공사에 동등한 규정을 적용하기로 한 1980년 합의를 언급하며 입장을 바꿀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미국도 중국 항공사의 자국 운항을 마찬가지로 금지한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미뤄보아 두 나라의 항공사가 경쟁적 균형과 공정하고 동등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서 교통부가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저희의 최우선 목표는 이 상황을 지속하는 것이 아닌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가속화 추세’
미국 아시아-태평양 안보 센터 다니엘 클리만 소장은 이 명령이 양국 간 여행, 무역 등 교류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양국 간 무역전쟁과 맞물려 그 영향이 이미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미국과 중국의 비동조화(de-coupling) 현상을 보고 있다”며 “이미 쌓여오던 추세가 가속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몇 주간 중국은 일부 국가 항공 취항에 대한 제한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미국에는 예외를 두고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클리만 소장은 중국과 미국이 16일 이전에 상황을 반전시킬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태로 미국의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다시 관계를 예전처럼 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1월까지만 해도 미국과 중국 사이에는 약 325개의 왕복 비행편이 오고 갔다.
하지만 3월 조치 직후 34개로 크게 줄었으며, 오는 16일 이후에는 규제로 인해 0개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의 조처에 큰 영향을 받았던 미국 델타 항공 측은 교통부의 발표를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지키고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행동을 지지합니다.”
중국 내 미국 기업을 대표하는 미·중 비지니스 협의회는 “상업 항공편은 미국과 중국 사이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한다”며 항공편이 정상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중 항공편은 분쟁, 의심, 오해의 시기에 특히나 중요합니다. 양국 정부에 항공편을 양방향으로 모두 재개해 달라고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