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젊은층 끌어안고 K-Pop으로 주류 사회 진출- 28세 구동현 캘거리한인회장

캘거리 한인회는 모범 한인회로 알려져 있다. 우선 감투싸움이 없다. LA나 뉴욕등 미주 대도시 한인회가 회장경선 과정에서 선거부정 공금유용 편가르기 등 온갖 잡음으로 법정소송까지 이어지기도 하지만 캘거리는 전혀 다르다.

1968년 캘거리 최초 이민자였던 캘거리대학 김창영박사가 초대 회장으로 봉사한 후 지금까지 회장을 경선으로 치룬 것은 세 차례 밖에 없다. 그만큼 캘거리 한인회에 봉사하는 분들의 마음가짐이 순수했다고 보면된다.

코로나사태, 석유산업 위기, SNS 발달, 유학생 감소 등 최근의 변화속에서 캘거리한인회는 어떤 일들을 하고있을까. 한인들을 어떻게 아우르며 서로 도우고 또 캐나다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영향력을 확대시켜 나갈 계획일까?

지난해 말 새로 취임한 구동현 제 44대 캘거리 한인회장을 만나보았다. 최근 요식업에 새로 도전했는데 바빠서 넥타이를 맬 시간도 없었단다. 그런데 너무나 젊다. 잘 생기고. T셔츠 차림의 젊은 회장에게 7008 Farrell SW에 있는 한인회관에서 궁금한 점들을 질문해 보았다. 얌전한 외양과는 달리 막상 말을 시작하니 너무나 논리정연하다. 반듯한 마음가짐을 가진 젊은 지도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너무 젊은 회장님 아닌가요?

”아직 20대, 만 28 살입니다. 미주 대도시 한인회장 가운데 가장 젊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대구에서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친 누나를 따라 조기유학을 왔고 캘거리대학을 거쳐 공간정보 엔지니어로 근무해왔습니다. 코로나사태 직전에 사표을 쓰고 그동안 구상했던 개인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캘거리 한글학교에 나가 보조교사로 봉사했고 이후 한인회에서 봉사부장을 거쳐 총무로 일했습니다.

한인회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판단하여, 자원하여 한인회장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봉사하는 자리에 나이가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캘거리 한인회장직을 두고 감투 싸음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들었습니다. 공금 유용이니 하는 잡음도 없는 것같고요.

“캘거리 한인회 예산은 회원이 자발적으로 연 $20불씩 내는 회비도 있지만 각계각층의 후원금으로 충당됩니다. AGLC, 알버타 주정부 등의 정부기관으로부터 관리감독을 받고있는 셈이어서 회계처리가 아주 투명합니다. 그래서 운영비와 관련해 잡음이 발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가능성이 낮습니다. 코로나사태로 카지노 등 기존 여러 단체로부터, 운영비 지원명목으로 받던 지원금들도 상당부분 기대하지 못해, 올해는 거마비도 아낄만큼 한인회 내 예산을 절감하여, 한인사회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데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한식당 등 자영업을 하는 한인들이 치명타를 입고 있습니다. 어떻게 도와야합니까?

“지난 2월 캘거리 코로나 확진사태가 본격적으로 되기 전에 손세정제 1천5백여개를 구매해 교민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손 세정제 물량 구입 당시 캐나다에서는 아직 코로나가 심하지 않던터라, 왜그리 서둘러 그런 일을 하느냐는 비판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조금 후 세정제 구하기도 힘들어지자 교민들로부터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무언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전시효과용 일을 하는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의 손을 미치는 사업을 해야한다는 마인드를 임원진 모두 지니고 있다 생각합니다.

아직 기획단계에 있지만, 한인사회 내 멤버쉽 카드인 K-Pass를 만들어 한인들에게 나누어주고, 이용하는 개인들에게는 저렴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사업체에게는 보다 나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하는 상부상조 형태의 프로젝트도 기획중에 있습니다.”

⧿한인회도 1.5세등 젊은층을 활동에 끌어들이고 그들이 전면에 나서 활동해야하는데 구회장님이 적격인 것같습니다.

“한인회와 뜻을 함께하는 캘거리 한인사회 내 대표적인 단체로, ‘도움나눔’이 있습니다. ‘도움나눔’은 임원진만 20여명, 온라인 내 실시간 커뮤니티 참가인원이 400여명에 이릅니다.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구성원들이, 투철한 봉사정신으로, 캘거리 사회내 이곳 저곳에서, 한국문화를 알리고, 현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들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발빠르게 변하는 SNS, 인터넷, 스마트폰 등 첨단전자기술을 한인회에 접목시켜, 온라인 커뮤니티 활성화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주류사회에 한인들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것도 한인회의 목표중의 하나이겠지요?

“도움나눔과 한인회가 함께하는 K-poppers festival은 이미 캘거리 내에서 영향력있는 행사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K-Pop 문화를 현지인들에게 알리고, 함께 즐기자는 취지로 시작된 이 행사는, 많은 캘거리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매년 본 행사 경선에 참가한 인원이 1백여명이 넘습니.

지난해 웨스트 힐 허스트에서 열린 한인의 날 행사 때는, 한인들뿐만이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참석했습니다. 낸시 시장도 참가해주었고요. 같은날 소수민족 행사로 프랑스, 중국 페스티벌 등이 있었는데 한인행사가 가장 참여도가 높았다는 이야기를 시청 관계자들로부터 들었습니다.

캘거리에서도 한인 정치지도자가 나와야 하는데 우리가 주류사회에 먼저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민 1세대는 먹고살기에 정신없었고 영어 때문에 주류사회 접근을 잘 못했지만 1.5세나 2세 한인들은 달라질 것입니다. 정치인 인턴 참가에 적극 지원하는 등 한인정치인 육성에 다른 한인단체들과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팬데믹으로 스템피드 행사도 중단되었지만 주류 모임에 적극 참가하고 시장과 주지사도 한인 모임에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캘거리시와 한국 시와의 자매결연 알선 등도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 Yul Kim 편집위원 )

C&K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