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 고위 간부와 그 직계 가족을 제재할 것을 촉구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등 150여 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공화당 연구위원회’는 10일 ‘미국 강화 및 글로벌 위협 대응’(Strengthening America & Countering Global Threats)이라는 국가안보전략 보고서(PDF)를 발표했다.
120쪽에 이르는 이 보고서에서는 다양한 출처를 인용해 중국 공산당 통전부를 “근본적으로 악성 조직”이라며 중국 정부의 은밀한 해외 활동, 신장 위구르 탄압, 홍콩 자치권 침해 등의 배후에 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연구위원회 의장 마이크 존슨(Mike Johnson) 하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에 “우리는 이 보고서에서 의회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제재를 중국 공산당에 가할 것을 제안했다. 이제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전부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영향력을 국내외에서 조율하는 기구다.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은 통전부를 “국내외 적들을 무찌르기 위한 공산당의 비밀병기의 하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현 실권자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 역시 통일전선을 무력투쟁, 당 건설과 함께 공산당의 3대 보배로 선정했다.
보고서에서는 통전부가 “미국 내에 있는 중국인을 스토킹하면서 사람을 골라 합작한다”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주장에 따르면 이것이 주요 임무”라고 언급했다.
중국 문제 전문가 피터 매티스(Peter Mattis)는 2019년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통전부는 미국에 250여 개 조직이 있으며, 조직원들은 적극적, 의도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통일전선을 지지한다”고 증언했다.
제임스타운 재단의 중국 연구원이자 전직 정보 분석가인 매티스는 또 “통전부는 수백 명의 미국 관리·기자·학생의 중국 방문을 지원하며, 이런 방문은 향후 중국 정부에 대한 견해에 영향을 미치는 데 이용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공자학원을 운영하는 중국 국가한반(漢辦)이 통전부 관할이라고 지적했다. 공자학원 최초 설립자인 륭옌둥(劉延東)은 통일전선부장(장관) 출신이다.
한반은 원칙상 교육부 산하 중국어·중국문화 교육기관을 표방하지만, 그 위상은 상당하다. 공산당 최고 권력 집단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국무원 부총리가 책임자를 맡는다.
보고서는 “통전부가 폭력 단체가 아니며 테러에 가담하지도 않지만, 중국 공산당의 날개에 비유할 수 있다”며 “미국을 위협하는 활동에 관여하고 있다”고 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온라인을 통한 가짜뉴스 유포 활동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나라에는 통전부 직원들이 해당 국가의 주요 언론을 통제할 정도로 활약한 전적이 있다.
보고서는 가짜뉴스 유포 활동을 차단할 새로운 기관 설립을 제안하면서 이 기관에 통전부를 견제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제재를 해야 할 대상자 명단도 제시했다.
명단에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중 2명이 올랐다. 중국 공산당 서열 4위 왕양(汪洋·65), 서열 7위 한정(韓正·66)이다.
그 외 샤바오룽(夏寶龍·67)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 뤄후이닝(駱惠寧·65) 홍콩 연락판공실, 자오커즈(趙克志·63) 공안부장, 천취안궈(陳全國·64) 신장자치구 당서기, 우잉제(吳映潔·63) 티베트 자치구 당서기 등도 기재됐다.
제재는 세계 각국의 인권탄압 관리나 부패 관리들을 미국 정부가 직접 개별적으로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세계마그니츠키인권문책법’(GMHRAA)에 따라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입국비자 발급이 거부되고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된다. 중국 공산당 고위층이 도피자산을 영미권 등에 숨겨두거나 달러화 등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