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등 삼성 임원들 구속영장 청구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그룹의 최고위 임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로써 지난 2017년 2월부터 1년 가까이 구치소에 수감됐다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은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치소에 수감될 수 있다.

법원은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8일 결정할 예정이다.

어떤 혐의를 받고 있나?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는 지난 4일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삼성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이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히 이러한 과정이 이 부회장의 승인 하에 이루어졌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반면 이 부회장은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합병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지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혐의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분식회계) 의혹 또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관돼 있다.

이 회사는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다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회계기준을 바꾸고 2000억 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보고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또한 이 부회장의 승인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또한 이 부회장의 승인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삼성 그룹사 합병과 회계 부정 의혹의 연관성

검찰은 이 모든 의혹들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보다 큰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합병됐다. 합병 후 기업 이름은 삼성물산의 것을 따랐다.

당시 삼성물산 주식 1주를 제일모직 주식 0.35주와 바꾸는 비율로 합병이 이뤄졌는데, 많은 삼성물산 투자자들이 이에 반발했다. 제일모직의 기업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 의혹도 같은 의혹을 받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상당수를 제일모직이 갖고 있었고,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 이전에는 제일모직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합병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재용의 구속 여부는 어떻게 결정되나?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최고위 임원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 측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확신하고 있다.

핵심은 이재용 부회장이 사전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에 대해 얼마나 관여한 지인데, 검찰 수사팀은 미래전략실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한 문건 중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에 관한 내용도 포함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의 경우 검찰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에 대해 작년 두 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된 전례가 있어 이 부회장도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된 후 1년 가까이를 구치소에서 보낸 바 있다.

당시나 지금이나 주된 혐의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관돼 있지만 각각의 죄목은 다르다.

때문에 담당하는 수사팀도 다르다. 2017년 구속건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관이고 이번 구속영장 청구건은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소관이다.

그만큼 당시 합병이 얼마나 중대한 사건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2017년 당시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 최순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많은 투자자들이 반발했던 2015년 합병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찬성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박 전 대통령 등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이 4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삼성 측 변호인단은 “강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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