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32.9%로 폭락했다.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통계 집계를 1947년 시작한 뒤 최대 낙폭이다.
미 상무부는 30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32.9% 감소(연율 기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1분기(-5.0%)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2분기 성장률이 급락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중순 이후 ‘경제 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소비를 비롯한 경제활동이 대거 중단된 여파다. 기존 분기별 최악의 실적은 1958년 2분기에 기록한 -10.1%였다. 석유 파동이 일어났던 1980년 1분기(-8.0%),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2008년 4분기 경제성장률(-8.4%)도 두 자릿수를 넘어가진 않았다. 올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은 대공황 당시인 1932년 한 해 동안 기록한 역성장 폭인 -12.8%의 약 2.5배에 달한다.
올 2분기엔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가 34.6%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 등으로 상점과 학교가 대부분 문을 닫고, 미국인들은 자택 격리에 들어가면서 개인 소비지출이 전 분기 대비 1조5700억달러가 날아갔다. 경제 봉쇄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투자도 49% 급감했다. CNBC는 “대공황을 비롯해 지난 2세기 동안 30여 건의 경제 불황이 있었지만 이렇게 짧은 기간에 경제가 위축된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 3분기에는 미 경제가 전분기 대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