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이대로 한국 돌아가라고?” -미 당국 비자 취소 조치에 한인 유학생들 패닉

허탈·분노·막막·당혹스러움
4학 년생 “돈, 시간 모두 허비”
대학도 일제히 정부 조치 비난

미국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유학생들의 체류 허가를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한인 유학생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올해 가을 학기에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외국인 유학생의 비자를 취소하고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사실상 유학생을 퇴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온라인 수업으로 전면 전환할 방침이었던 캘스테이트(CSU) 등 미 대학에 재학 중인 많은 한인 유학생들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막막한 심경을 표현했다.

미 최대 한인 유학생 커뮤니티 중 하나인 ‘미한유회(미국한인유학생협회)’ 공식 페이스북에는 ICE 발표 이후 혼란스러운 한인 유학생들의 게시글 속속 올라왔다.

한 유학생(아이디:L***)은 “허탈감에 말도 안나온다”면서 “앞으로 어떡할지 막막하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다른 유학생(아이디:M***)은 “미국 유학에 회의감이 든다”면서 “이민 문호가 좁아졌다고 했지만 나름 열심히 하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생각했는데…. 코로나 사태, 흑인 항의 시위에 이어 유학생 규제까지 정말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유학생(아이디:S***)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라면서 “우리 학교는 추수감사절 이후 기간은 온라인으로 전환한다는데 이런 경우는 어떻게 되냐”며 혼란스러움을 전했다.

이에 대해 “ICE 발표 전 공개된 학교 지침이기 때문에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일단 학교들의 대응을 보며 추이를 지켜보자”는 의견들이 댓글로 달리기도 했다.

취업을 앞둔 4학년 유학생들은 더욱 난감한 상황에 부닥쳤다.

보통 F1비자로 학교를 마친 후 최대 1년간 체류할 수 있는 학생실습비자(OPT) 제도를 통해 취업을 시도한다. 하지만 F1비자 유지가 불투명해지면서 미국 취업 기회마저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해당 유학생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그간의 유학생활에 들어간 비용과 시간이 허사가 될까 불안하다는 4학년생들의 호소가 이어졌다.

이런 연방 정부의 갑작스러운 행보는 경제 재개를 위해 대학들에 대면 수업 정상화를 압박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무게를 싣고 있다.

이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가을 학교들은 반드시 문을 열어야 한다”는 글을 게재하면서 비롯됐다. 대학 재정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유학생 감소를 막기 위해 트럼프 정부가 일격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학생들은 커뮤니티 사이트에 “우리를 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냐”, “유학생들이 돈을 쓰지 않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 “우리는 코로나에 걸려도 상관없다는 거냐” 등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온라인 수업 전환을 예고했던 남가주 대학들은 유학생들을 위해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CSU 롱비치는 7일 “CSU 23곳 캠퍼스에 다수의 유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타격을 최소화하도록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다”라면서도 “이번 ICE 규정은 지역 커뮤니티와 경제에 기여할 잠재력이 있는 유학생 1만 1300명의 길을 가로 막는 것”이라고 정부 조치를 비난했다.

USC도 유학생에 대한 ICE 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ICE의 새 규정이 지역사회에 불확실성과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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