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5G(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사업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장비의 퇴출을 결정하면서 캐나다도 같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전 중국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관 영사이자 캐나다 싱크탱크 맥도날드-로리에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인 찰스 버튼은 SCMP 인터뷰에서 “이제 캐나다 정부가 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받아들이기는 매우 어렵게 됐다”며 “캐나다 정부도 조만간 반(反)화웨이 입장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이러한 전망을 하는 주된 이유는 캐나다가 미국과 기밀을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파이브 아이즈’에는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권 5개국이 가입했는데, 캐나다를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놓았다.
미국은 반화웨이 전선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와는 기밀을 공유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어 화웨이 장비 배제에서 캐나다의 동참을 요구하는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캐나다 내 반중 여론이 갈수록 커지는 것도 캐나다 정부에는 부담이다.
당시 중국은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구금했고,이후 중국은 캐나다산 상품 수입을 일부 중단하는 등 보복에 나서면서 양국 갈등이 고조하고 있다.
최근 캐나다의 한 여론조사업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8%가 5G 통신망 구축에서 화웨이 장비를 금지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SCMP는 “캐나다 내에서는 중국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는 캐나다 정부를 ‘만만하게’ 본 중국이 캐나다인 석방을 늦추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면서 “이러한 여론 등으로 인해 캐나다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받아들이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