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나 미국으로 이민온 이유로 한인들은 ‘자녀교육을 위해서’ 라고 흔히 말한다. 한국사람들 만큼 자녀교육에 적극적인 사람들도 없다.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의사가 되기를 원하는 교민들도 많다. 그런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는 것이라고 믿기도 한다. 한국에서 처럼 의사가 되면 ‘돈과 명예’가 자동으로 따르게 되나? 캘거리 SE에서 시튼 메디컬 클리닉(Seton Medical Clinic)을 운영하고 있는 브라이언 김 원장을 만났다. 소탈하고 따뜻힌 심성을 가진 젊은분이다. ‘ 돈과 명예’란 이미지와는 잘 연결되지 않는다.
Q : 최초의 캘거리 한인 클리닉으로 4년이 지났습니다. 운영이 어떻습니까? 한인들이 많이 옵니까?
A : 파트타임을 포함해 모두 11분의 의사가 있습니다. 제가 원장인데 내 위(?)에 동료의사인 와이프 (세실리아 한)가 있고 또다른 한국인 의사분인 이협선생이 있습니다. 셋이서 한인 환자분을 제대로 커버못해 한국인들에게 광고도 못하고 있습니다. 밴쿠버와 토론토에까지 수소문해서 한국인 가정의를 더 모시려 해도 오려는 분이 없습니다.
Q : 클리닉 원장으로 경영적인 측면에서 더 많은 환자가 오도록 해야합니까?
윤리적인 측면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환자 한분 한분에게 적절한 진료를 하기 위해서지요. 여기 클리닉은 퇴근후 찾는 환자분들을 위해 평일에는 저녁 8시까지 문을 엽니다. 환자수를 더 늘리려기 보다는 환자분 편의를 위해서 입니다.
Q : 한인으로 의사가 되는게 쉽지 않았을 것같습니다. 어떻게 의사가 되셨습니까?
A : 저는 94년 중2 때 이민와 영어가 걸림돌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이후에 이민을 오면 영어가 문제가 될 수있지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데 영어가 안통하면 큰일 나지요. 의대 인터뷰 통과도 어렵겠지요.
의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의대에서 4년, 인턴 등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GPA MCAT(의대예비고사) 점수가 좋다고 합격이 보장되지 않지만 점수가 나쁘면 불합격은 보장됩니다. 대학에 따라 봉사활동이나 인터뷰도 중요합니다. 대학전공은 꼭 생물 화학계통일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UBC를 졸엄하고 마니토바로 가서 약사를 하다 마니토바 주립 의대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 보니 와이프처럼 학부 졸업후 바로 온 학생도 있었지만 카이로프랙틱, 일반회사원, 막노동하던 사람 등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Q :고등학교나 대학교 다닐 때 힌 봉사활동도 중요하다고 들었는데요.
A; 저는 학교다닐 때 주경야독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해서 봉사활동을 못했습니다. 인터뷰때 먹고살기 바빠서 봉사활동을 할 수없었다고 말했더니 웃더라고요. 대학마다 다르긴 하지만 한국처럼 스펙을 많이 쌓는다고해서 유리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지만 운도 따릅니다. 50명 뽑는데 51번째가 되어 컷오프 당한 학생이 50번째로 뽑힌 학생과 자질면에서 무슨 큰 차이가 있겠습니까.
Q : 약사를 하다 어떻게 의대로 갔습니까?
A : 어느날 잘 아는 환자가 약국으로 처방전을 가지고 왔는데, 저소득층임에도 불구하고 처방전에는 비싼 약이 처방되어 있었습니다. 유사한 효능에 저렴한 약이 있어 그것을 조제해 주고 싶어 의사에게 연락을 했더니 약을 바꾸어 줄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것들이 불합리하게 느껴져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Q : 미국에서 의대를 졸업하면 빚이 30, 40만불이 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캐나다도 마찬가지입니까?
A: 저는 등록금이 싼 마니토바의대를 다녀 밴쿠버나 토론토에서 다닌 학생들보다는 빚이 많지는 않았지만 의사면허를 딴 후 휴가 한번 못가고 주 60시간 이상 일하며 3년만에 빚을 갚았습니다. 부채가 없어니까 아음에 여유가 생겨 환자진료르 할 때 좋아습니다.
의대진학을 할 때 등록금이 싼 곳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니토바의 경우 내가 다닐 때 한해 수업료가 7천5백달러였는데 밴쿠버의 경우 2만달러였습니다. 대도시 유명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인턴십에 유리힌 것도 아닙니다. 의사가 되면 돈 걱정은 없겠지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은행에서 라인 오브 크레딧 많이 준다고 좋은 좋은 차, 큰집 사기 시작하면 낭패를 당할 수있습니다.
Q: 미국에선 의사가 개업하면 은행에서 돈을 융자해주지않는다고 합니다. 병원 꾸미고 의료장비 도입하고 개업했는데 환자가 많이 오지않으면 야반도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겠지요.
A : 미국의 경우 개인 보험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정부가 의료보험을 주도하는 캐나다와는 다릅니다. 캐나다 의사들이 돈은 덜 벌지 모르지만 환자를 돌보는 근본적인 직무에는 더 충실하다고 생각합니다.
Q : 캐나다 의사들 세금 많이 떼인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A ; 절반보다 훨씬 더 떼어갑니다. 인터넷에서 어떤 전공의 의사 연봉이 30만불이라고 하면 세금하고 이것저것 다 공제한 뒤 가처분소득이 10만불 정도 된다 보면 될 것입니다. 그래도 캐나다의사들은 크게 불평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체계가 세금으로 운용되고 있어서 의사들도 세금을 내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 의대진학을 희망하는 한인학생이나 부모님들에게 조언흘 한다면
A ;All In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안되었을 경우 차선책이나 Plan B가 있어야 합니다. 의대진학을 위해 대도시 일류대로 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괜히 학자금융자만 더 늘 수있습니다. 좋은 뜻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고 좋은 지역의 의대를 선택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도 한인 의사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Yul Kim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