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대표기업 쇼피파이 아마존에 도전장

“골목상점 온라인에 옮겨드려요”

이베이 제치고 시장점유 2위

12개월 선행 PER 45.5배 달해

거대하면서 빠른 성장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아마존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경쟁자.`

북미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전자상거래회사 `쇼피파이`에 대한 평가다. 캐나다의 대표기업인 쇼피파이는 쉽게 말해 디지털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회사조차 아마존처럼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도록 모든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들을 제공해 주는 회사다.

홈페이지 하나 없었던 뒷골목의 오래된 노포들도 쇼피파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고 물건을 팔 수 있게 된다. 이 회사의 주식설명서(S-1) 첫 문장은 `쇼피파이는 중소 상인들을 위해 디자인된 클라우드 기반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다.

홈페이지 설정부터 판매를 위한 결제창, 온라인 마케팅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약 2500가지 정도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 쇼피파이 내에 포함돼 있다. 다만 월 29달러, 79달러, 299달러(결제수수료 제외) 등으로 가격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는 범위를 차등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북미에서 급격하게 전자상거래가 늘어나면서 쇼피파이의 주가도 부쩍 주목받고 있다. 지난 7월 말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회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주당 0.02달러 정도의 순이익을 기대했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1.05달러의 주당순이익이 나와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소프트웨어회사다 보니 마진도 높다. 2분기에는 무려 53.4%의 마진율(매출에서 원가를 뺀 비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이 전자상거래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고 있다는 점이 쇼피파이에는 희소식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해나가고 있는 거대한 트렌드가 시작됐음을 감안하면 쇼피파이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약 430조원(3650억달러). 한국의 전자상거래시장 규모가 110조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한국보다 인구가 6배 정도 많은 미국에서 아직 전자상거래 도입은 초반부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전자상거래시장은 매년 16% 정도 성장 중이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매출은 컨센서스를 42.3% 상회했다”면서 “무료 사용 기간을 14일에서 90일로 연장하면서 쇼피파이 플랫폼에 기반을 둔 신규 스토어 숫자가 전 분기 대비 71%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IT 성장 주식들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고려 사항인 `높은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은 쇼피파이에 투자할 때에도 점검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쇼피파이의 매출이 연간 35%씩 성장한다고 가정했을 때 2024년 정도에야 달성할 수 있는 기업가치(시가총액)를 이미 달성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상거래시장의 초강자인 아마존조차 10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연평균 35% 정도의 매출 성장을 달성하긴 어려웠다. 게다가 아마존과 월마트 등이 쇼피파이를 경쟁자로 보고 있다는 사실도 두려운 점 중 하나다. 여차하면 아마존이나 월마트가 쇼피파이와 같은 비즈니스를 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 달리 쇼피파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자체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해야만 자신들의 제품이 보다 많은 고객에게 노출된다는 점도 쇼피파이의 고객 측면에서 보면 단점 중 하나다. 한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유통업을 구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2030년의 모습이 2020년으로 당겨진 것이라고 본다”면서 “쇼피파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5.5배에 달하지만 유통업 패러다임 변화의 구조적 승자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쇼피파이 (Shopify Inc.)는 온타리오 주 오타와에 본사를 둔 캐나다 다국적 전자 상거래 회사이다. 또한 온라인 상점 및 소매 POS 시스템을 위한 독점 전자 상거래 플랫폼의 이름이기도 하다. 독일계 젊은 이민자인 토비아스 뤼트케가 지난 2008년 오타와에서 설립한 회사로 캐나다 시총 1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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