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유료 구독자 2억명을 돌파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자는 오직 수면 시간이라고 생각하는 야심만만한 기업. 바로 넷플릭스다. 코로나19가 넷플릭스 성장의 가속페달을 밟았다. 1~2분기 증가한 유료 구독자만 30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빠른 성장 속도가 오히려 넷플릭스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날 넷플릭스 주가가 빠진 이유다. 시장은 구독자가 너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추가로 구독자를 늘리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넷플릭스는 3분기 신규 구독자로 250만명을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시장 기대치였던 500만명의 절반에 그치는 수치였다. 여기에 더해 9월 들어 미국 나스닥 기술주가 조정을 받으면서 넷플릭스 주가도 조정을 받았다. 28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넷플릭스는 490.65달러로 마감하며 9월 1일 고점 대비 11.8%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과 같은 조정장에서는 `10의 법칙`에 따라 성장주를 고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난 2년간 최소 10%의 매출 성장을 보여왔고, 향후 2년 동안 10% 이상 매출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을 고르라는 얘기다. 골드만삭스는 이 기준에 따라 넷플릭스를 향후 시장을 주도할 `성장주 21개 종목`에 포함했다.
`성장하는 비즈니스` 안에서 `1등주`라는 점에서 넷플릭스는 조정을 견뎌낼 주식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성장세가 빨라졌지만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 자체가 바뀌어 팬데믹 이후에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PWC가 최근 펴낸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 전망 2020~2024` 보고서는 넷플릭스 같은 주문형 구독 비디오시장이 2024년까지 연평균 1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 규모는 2019년 462억달러에서 2024년 868억달러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점유율 1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OTT 분석 기관인 릴굿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넷플릭스는 32%로 북미 OTT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조정에도 불구하고 JP모건이 넷플릭스 목표주가를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JP모건은 9월 초 넷플릭스 목표주가를 주당 62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7월 10일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주당 548.73달러)보다도 약 14% 높다.
앞으로는 미국 시장 밖에서의 성장이 넷플릭스 성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다. 비영어권 콘텐츠 가격이 영어권 콘텐츠에 비해 매우 낮기 때문에 이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3분기에도 넷플릭스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매슈 손턴 미국 트루이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넷플릭스 목표주가를 530달러에서 560달러로 올렸다.
다만 향후 12개월 넷플릭스 주가 전망에 대한 월가 애널리스트들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넷플릭스에 대한 목표가격을 제시한 월가 애널리스트 43명 중 25명은 `매수`(1명은 `강한 매수`) 의견을 냈지만 6명은 `매도` 의견을 냈다. 12명은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가 범위도 625달러부터 220달러까지 매우 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