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아파트 임대료 하락폭 북미 2위

코로나19 사태의 여파가 주택 임대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 최근 관련 조사에서 밴쿠버의 평균 임대료가 북미에서 두 번째로 크게 떨어졌으며, 그 원인이 지속될 경우 영향은 장차 콘도 시장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아파트 임대 알선 사이트 점퍼(Zumper)와 캐나다 자매회사 패드맵퍼(Padmapper)가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밴쿠버의 평균 임대료가 2,750달러로 지난해보다 14.1%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샌프란시스코 (20%, 미화 3,800달러) 다음으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이어 3위도 캐나다의 토론토(12%, 2,630달러)가 차지했다.

관련 업계는 이런 큰 낙폭이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주거 형태의 변화에 일부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비대면 자택 근무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굳이 임대료가 비싼 대도시에 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설명은 이번 조사에서 빅토리아, 애보츠포드 등 밴쿠버 인근 중소도시의 주택 임대료가 각각 15% 오른 것으로 나타나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토론토의 경우에도 인근 배리(Barrie)와 오샤와(Oshawa)에서 임대료가 15% 대로 상승했다. 또한 캐나다에서 올 한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핼리팩스로 15.8% 인상을 보였다.

밴쿠버와 토론토의 경우 올 초부터 국경 봉쇄로 인해 이민자와 유학생이 대거 줄었다는 데서 또 다른 요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대도시를 탈출하는 인구가 실상 늘어나던 추세였지만 지속해서 들어오는 이민자에 의해 가려졌을 뿐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편, 아파트 임대료 인하 추세로 대도시 콘도 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토론토의 경우 작년부터 팔리지 않고 쌓이기 시작한 콘도 물량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해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는 평가다. 관심은 따라서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자택 근무가 대세를 이룰 것이냐에 쏠린다.

트위터(Twitter) 등 일부 다국적 기업은 최근 자택 근무를 영구화한 반면, 은행들은 직원들을 직장으로 불러들이는 추세다. 업종과 회사 규모에 따라 이처럼 선택을 달리하고 있어 그 추이를 예단하기는 아직 힘들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를 놓고 볼 때 코로나 사태 이후 대도시에서 임대 주택을 찾는 젊은 층이 줄어들 것은 확실해 콘도 시장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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