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민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직업에 관한 관심이 많다.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직업은 어떤게 있을까. 그 중 하나가 공인회계사(CPA)이다. 전세계 150개국에서 회계감사, 세금자문, 금융자문, 기업리스크 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국적 회계법인회사 딜로이트에 근무하는 공인회계사 송형근 ( Anthony Song)씨를 만나 보았다. 훤칠한 키에 잘생기고 논리가 정연한 엘리트 한국인이다. 소개한 지인을 통해 캘거리 영락교회 송영배 목사님의 아드님임을 알았다. 중2에 이민왔고 1남1녀의 아버지이다.
-CPA가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흔히 말하듯 세금 많이 안내게 도와주는 전문가인가요?
물론 절세도 한 분야이지만 Audit, Tax, Managerial, Consulting, M&A, Forensic, Valuation, CFO등 분야가 다양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상상한 회계사는 고리타분하고 딱딱한 직업이였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유동적이고 다이나믹한 분야도 꽤 있습니다. 쉽게 말해 회계와 재무 관련 전문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상장 대기업 감사팀에서 시작해 현재는 비상장 중소기업 회계 감사/세무 컨설팅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제 세무, 법회계학, 재무 컨설팅, 가치 평가, 기업 인수 합병등 여러 분야를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캐나다에서 회계사 되는 게 얼마나 힘듭니까? 인터넷을 보니 대학 4년, 심화과정 2년, 필드경험 2.5년을 거치는데 그것도 자격증을 주는게 아니고 그냥 시험자격 준다고 하는데-
주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알버타에서는 일반적으로 회계 관련 경영학 학사 취득 후 자기 분야에 맞는 심화 과정 6과목을 통과하면 사흘에 걸친 최종 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각 과목당 약 8주간의 과제와 시험 및 프레젠테이션이 따릅니다. 중요한 것은 심화 과정을 거치며 필드 경력도 동시에 3년 정도 쌓아야 합니다. 한국과 미국과는 시스템이 좀 다릅니다.
-CPA가 되려먼 꼼꼼하고 수학도 잘하고 논리적이야 될 것같습니다. 어떤 소양이 필요합니까?
물론 기본적으로 숫자를 잘 다루고 논리적이면 많은 도움이 되지만 CPA가 되어서도 각자 전문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소양에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제가 있는 회계 감사/세무 컨설팅 분야에서는 여러가지 일을 동시 다발적으로 관리하고 또 빠른 분석과 판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C자로 시작되는 직업이 돈을 많이 번다고 합니다. CEO CFO CC 등등. CPA는 어떻습니끼? 6디짓 연봉입니까? CPA가 CEO나 CFO등 경영자로 많이 갑니까? 은퇴걱정 없이 나중에 독립할 수도 있겠지요.
CPA의 연봉도 분야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저와 같이 회계 법인에서 종사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커리어 초반 연봉은 상대적으로 적으나 이후 상승률이 높은 편입니다. 6디짓으로 가려면 6-7년 정도의 경력이 있어야 했으나, 요즘 같은 시기에는 좀 더 더딜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Oil & Gas 경기가 좋을 때는 경력 5년 이하의 CPA들도 6디짓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 경기에서는 힘들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내노라 하는 회사 CEO로 CPA가 많이 갑니다. 한국에선 국회로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회계사 전공으로 졸업하면 취업은 문제 없습니끼?
예전 보다는 조금 어려워 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워낙 사람이 많이 필요한 직종이기 때문에 타 분야에 비교를 한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CPA가 되면 대형 회계법인에 들어가는게 어려움은 없습니까?
일반적으로 졸업하자 마자 법인에 취직해 공부와 필드 경험을 동시에 시작하게 됩니다. 많은 CPA지망생들이 대형 법인에 들어가기를 희망하지만 다른 루트들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무작정 대형 법인을 희망하기보다는 본인에게 맞는 분야를 먼저 알아보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직업마다 어려움이 다 있겠지요. CPA는 어떤 고충이?
CPA같은 경우에는 회계시즌이 가장 큰 어려움일 것 같습니다. 감사와 세무 업무 연는초에 데드라인들이 몰려 있고, 기업내부회계를 하시는 분들도 매달, 매분기, 매년 데드라인들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오버타임과 스트레스가 가장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CPA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습니끼?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변화는 저희 법인의 수백명의 직원들이 모두 재택 근무를 하게 된 것입니다. 앞으로 100%의 직원들이 사무실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 같고 오피스 공간을 줄이고 직원들이 로테이션으로 출근을 하는 시스템이 도입될 것 같습니다.
-한인들 상담도 많이 합니까?
한인 상담도 종종 들어옵니다. 법인 규모가 있다보니 한인 분들이 많이 오해하시고 상담을 두려워 하시는데, 고객님들 필요에 따라 때로는 스몰 비지니스에 적합한 서비스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법인안의 팀들과 전문가들 네트워크가 전 세계적으로 형성 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적 업무, 기업 인수 합병 등 특수한 업무들도 상담 가능합니다.
-코로나의 여파로 비즈니스 문을 닫아야 하는 스몰비지니스가 많을 것 같습니다. 회계/세무적으로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 하나요?
일단 개개인의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이 꼭 필요합니다. 회계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무턱대고 법인을 닫아버리는 경우 주주투자금 등 누적된 잔액을 날려버리는 경우도 생깁니다. 많은 분들이 파산을 고려하시기도 하는데 설사 파산을 신청하더라도 GST와 Payroll Tax는 떨쳐내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GST와 Payroll Tax는 법인의 Director에게도 책임이 따라오게 되니 이 부분을 우선 순위로 깔끔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정부에서 각종 베네핏을 주고 있는데 우리 회계사는 나한테 그런 말을 잘 안해준다는 불평도 있습니다.
회계사 입장에서는 수십, 수백명의 고객님들을 상대하고 또 각각 고객님들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섣불리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본인의 상황은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직접 조건들을 정부 웹사이트에서 체크하시고 불확실한 부분을 회계사에게 구체적으로 질문하시면 수월하실 겁니다.
(Yul Kim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