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로 온라인 구직 활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이를 이용한 사기 행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신종 수법의 하나는 취업 통보와 함께 재택근무를 위한 기자재 구입 지원 명목으로 수표를 보내고 나서 이를 은행에 입금해 현금화한 뒤 지정 업체로 송금케 하는 방법이다. 사기 피해자는 자신의 계좌에서 돈을 송금하고 나서야 자신이 받은 것이 부도수표임을 알게 돼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국영 CBC 방송에 따르면 토론토 거주 저스틴 스미스는 얼마 전 인터넷 취업 대행업체를 통해 대형마켓 체인점 소비즈(Sobeys)에 DB 자료 입력원으로 지원했고 곧이어 취업 통보를 받았다. 고용주는 재택근무를 위해 필요한 랩톱, 전화기 등 기자재 구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3천495달러짜리 수표를 그에게 보내왔다.
스미스는 “구직 사이트, 수표 등이 모두 진짜 같이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링트인(LinkedIn)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취업 대행업체의 신용도가 양호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고용주는 그에게 이 수표를 개인 계좌에 입금한 뒤 회사 지정업체(‘Tech Insight Services’)로 3천 달러를 송금토록 했으며 모든 것을 확인했다고 확신한 그는 바로 이를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사기임을 눈치챈 것은 다음날 같은 고용주로부터 3천5백 달러를 더 보내라는 지시를 받은 순간이었다.
그는 서둘러 자신이 거래하는 탕저린 은행(Tangerine, 스코티아 은행의 온라인 뱅킹 사업체)에 전화를 걸어 송금 지불 정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돈은 이미 사기꾼에게 넘어간 뒤였다. 당연히 그가 앞서 받은 수표는 부도처리가 됐다는 사실도 은행으로부터 통보받았다.
정작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은행 상담원은 그에게 이 은행에 다른 계좌가 있는지 물어왔다. 그에게는 탕저린 은행에 TFSA가 하나 더 있었다. 은행은 바로 이 계좌로부터 송금된 3천 달러를 압류해갔다.
그와는 상의 한마디 없었고 은행은 그럴 수 있는 권리로 계좌 개설 약관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상계(right of setoff)’ 규정을 들었다.
CBC에 따르면 비슷한 사기가 지난 6월에도 발생했는데, 이때 피해자의 거래은행인 몬트리얼 은행이 수표를 묵힌 덕에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