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야옹’ 소리를 통역해주는 앱이 나왔다

미야오토크(Meow Talk)라는 이름의 이 앱은 아마존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알렉사 개발에 참여했었던 엔지니어가 만들었다.

앱에서 고양이 소리를 녹음하면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해 알려준다.

이용자들은 또한 녹음한 소리를 AI에게 학습시켜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앱에는 ‘배고파요’ ‘화났어요’ ‘날 좀 내버려 둬요!’ 등 표현이 13개 정도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양이는 인간과 달리 하나의 공통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고양이마다 주인에게 맞춰진 고유한 ‘야옹 소리’를 낸다.

그래서 일반적인 데이터베이스보다는 각 고양이 소리에 맞춰 번역이 필요하다.

녹음하고 소리마다 표시해놓으면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소프트웨어가 각 고양이의 소리를 학습한다. 사용하면 할수록 정확도가 높아진다.

앱 개발사 악벨론(Akvelon)의 기술프로그램 매니저인 하비에르 산체스에 따르면, 목표는 ‘스마트 고양이 목걸이(smart-collar)’ 개발이다.

고양이가 소리를 내면 목에 채워진 목걸이가 바로 인간의 목소리로 번역해 말을 해주는 형태다.

BBC 크리스티나 크리들 기자가 이 앱을 이용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버피의 소리를 통역해봤다
사진 설명,BBC 크리스티나 크리들 기자가 이 앱을 이용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 버피의 소리를 통역해봤다

산체스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하는 요즘 이런 기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고양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게 고양이와 의사소통하게 해주거나, 최소 고양이의 의도를 이해하게 해주는 등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앱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와 애플의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만큼 앱에서 오류를 호소하는 사용자가 있는 등 평가는 엇갈린다.

한 이용자는 “굉장히 짜증 난다”라며 “방금 다운받았는데 와이파이 연결 오류라는 말만 계속 들려서 사용조차 못 하고 있다”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는 “번역 결과 90%가 ‘사랑해요’라고 나온다”라며 “고양이가 나를 사랑해준다면 좋지만, 우리 고양이 한 마리가 하악질을 하며 그르렁거리는 소리에도 앱은 ‘사랑해요’라고 번역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체로 사람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이 앱의 평가 점수는 평균 4.3이다.

피드백 중에는 “지금으로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않는다면 정말 재미있는 앱”이라며 ” 앞으로 모든 경우의 소리를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분명 잠재성이 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 외에도 녹음된 데이터가 어떻게 저장되고 사용되는지에 프라이버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반응도 있었다.

제조사 측은 아직 앱이 “개발 단계”라며 “데이터 보유 등에 대해 걱정이 되는 사람들은 앱이 EU의 개인정보보호 규정(GDPR) 프라이버시 법에 완전히 맞춰질 때까지는 앱을 설치하지 말아달라”고 조언했다.

동물 단체인 우드 그린(Wood Green)의 고양이 행동 전문가인 줄리엣 존스는” 고양이가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대부분 인간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다”라며 설명했다.

그러면서 번역 내용이 주인이 분류해놓은 내용을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잘못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정확한 부분이 있기에 고양이 감정을 잘못 파악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양이와 주인 관계에 해로울 수 있다. 예를 들어 가르릉거린다고 해서 행복하고 편안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애정을 갈구하거나 불편해서 내는 소리일 수도 있다. 앱은 지금으로선 오락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고양이 행동학자 아니타 켈시는 “인간은 아마 고양이 소리를 인간의 말로는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켈시는 “그저 인간 관점에서 고양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을지 재미나게 생각해 보는 게 전부”라면서도 “재밌어 보이니까 앱을 이용해 고양이와 즐겁게 놀아도 나쁠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C&K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