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유럽연합(EU)과 완전한 결별을 몇 시간 앞둔 가운데 보리스 존슨 총리의 부친이 프랑스 시민권 신청 사실을 공개했다.
대표적인 브렉시트(Brexit) 지지자로 결국 영국의 EU 탈퇴를 이끈 존슨 총리와 달리 자신은 유럽인으로 남겠다는 것이다.
3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의 부친 스탠리 존슨(80)은 이날 프랑스 RTL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시민권 취득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스탠리 존슨은 프랑스어로 “내가 정확히 이해한 게 맞다면 나는 프랑스인이다. 모친이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그녀의 모친과 조부는 프랑스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시민권 취득은)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되찾는 것”이라며 “이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확실히 나는 언제나 유럽인으로 남을 것”이라며 “누구도 영국인에게 당신은 유럽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EU와의 유대 관계를 가지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의회 의원을 지냈던 스탠리 존슨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아들과 달리 EU 잔류에 투표했다.
존슨 총리는 당시 국민투표에서 EU 탈퇴 진영을 이끌었으며, 총리로 취임한 뒤 결국 지난 1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했다.
이어 EU와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 합의에 성공, 전환기간이 종료하는 이날 밤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 EU와의 완전한 결별을 앞두고 있다.
평소 영국은 EU를 벗어나 더 번창할 것이라고 말해온 존슨 총리는 그러나 전날 하원이 EU와의 합의안을 승인하자 “이것은 유럽 국가로서 영국의 끝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많은 면에서 유럽 시민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리 존슨은 평소 부주의한 발언과 행동으로 자주 비판을 받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도 정부 지침을 위반하고 해외여행을 가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이 드러나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