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기금이 한국 치킨산업의 성장성에 베팅했다. 투자 대상은 ‘뿌링클’ ‘마초킹’ 등으로 유명한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hc 등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bhc그룹이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bhc그룹의 기업가치는 2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로 오른 약 1조8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글로벌 연기금이 한국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캐나다연기금투자위원회(CPPIB)는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스페셜시추에이션펀드(SSF)와 손잡고 bhc그룹의 새 투자자로 참여하기로 하면서 출자지분 매매를 위한 계약(SPA)을 맺었다.
CPPIB는 전체 운용자산이 400조 원을 넘는 글로벌 5대 연기금 중 하나이다. 이번 투자 규모는 약 3000억원이다. 전체 거래 규모는 1조8000억원에 달한다. 기존 투자자인 MBK와 박현종 bhc그룹 회장도 이번 거래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bhc그룹 지분 100%를 보유했던 기존 특수목적법인(SPC) 글로벌레스토랑그룹(GRG)은 MBK SSF, 박 회장과 함께 온타리오연금 등 새로운 투자자가 참여하는 새 SPC로 교체될 예정이다. 박 회장이 2018년 12월 MBK, 엘리베이션PE 등과 함께 bhc그룹을 6800억원에 인수하면서 GRG를 설립한 지 2년 만이다. MBK와 박 회장, 온타리오연금 등은 새 펀드에 965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8500억원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bhc그룹은 2년 만에 기업가치가 세 배 가까이로 올랐다. bhc그룹은 국내 2위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hc를 중심으로 소고기 전문식당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그램그램, 불소식당 등 5개의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제너시스BBQ그룹의 자회사였다가 2013년 미국계 PEF 로하틴그룹에 매각됐다.
삼성전자 출신인 박 회장은 BBQ를 거쳐 bhc의 새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됐다. 그는 업계 10위권이던 bhc를 4년 만에 2위로 끌어올리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러자 박 회장은 2018년 MBK, 엘리베이션PE와 함께 직접 경영권을 인수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MBO(경영자매수방식) 거래로 주목받았다.
한편 bhc치킨 대표 메뉴 ‘뿌링클’은 최근 출시 6년 만에 누적 판매 520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 총인구수 5178만명보다 많은 수치. 우리나라 전 국민이 뿌링클 1개씩을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뿌링클은 치즈 시즈닝을 입힌 치킨을 달콤새콤 소스에 찍어먹는 신개념 치킨이다. 지난 2014년 11월3일 출시 이후 보름만에 1위 메뉴를 뛰어넘는 판매량을 달성, 대박 조짐을 보인 메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