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연간 성형수술 시술자가 2000만명에 달하는 ‘성형 대국’이다.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잇따른다. 25일 일본 출판사인 고단샤의 온라인 잡지 ‘쿠리에 자폰’은 성형 수술을 반복하다 후유증으로 기억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16세 중국 여학생을 통해 그 실태를 전했다.
소녀의 이름은 저우추나(周楚娜·16)다. 불과 열 세 살에 처음 성형수술을 받은 그는 3년간 400만 위안(약 6억7000만원) 이상을 들여 100차례 이상 시술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그는 자신의 성형 경험을 소개한 ‘정용(整容·중국어에서 성형수술을 뜻함)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최연소, 시술 횟수 최다 성형 마니아’라는 타이틀로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팔로워 31만명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어릴 적 남학생들이 모멸적인 별명을 붙이며 외모를 비하하자 상처를 받고 성형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눈두덩이 절개, 귓바퀴 연골이식을 통한 코 성형, 자가 지방 주입을 통한 가슴확대 등 전신 성형을 반복해왔다.
부모는 딸의 성형 의존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저우가 “내 외모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없으면 그냥 수술에 동의해달라”고 다그쳐 지금까지 동의를 해왔다고 한다.
저우는 부유층 중국인들이 다니는 상하이의 사립 국제학교에 다녔는데, 수술을 하느라고 결석이 잦고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해 퇴학당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지나치게 수술에 의존하면서 그에게는 각종 부작용이 찾아왔다.
수술 때마다 엄청난 마취약을 맞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는 현재 기억력 감퇴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쿠리에 자폰은 “잦은 성형수술은 기억 장애, 인지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의사의 지시도 잘 듣지 않았다. 수술 후에는 최소 1개월은 콘택트렌즈 착용을 삼가야 하는데도 렌즈를 끼고 짙은 눈 화장을 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행사에 출연하기 위해서였다. 눈을 혹사하면서 클렌징 성분 등이 눈에 유입돼 시력까지 크게 떨어졌다.
중국에서 성형수술을 받는 이들 중 80%는 30세 이하다. 젊은 층에선 유행에 따라 ‘옷 갈아입듯’ 성형수술을 받는 이들도 늘어나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2010년~2019년 연평균 2만 명이 성형수술 후 부작용을 호소했다. 이 중 상당수는 피부괴사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