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 부품 3위 기업인 마그나인터내셔널(Magna International)과 LG전자의 전기차 부품 합작 프로젝트 발표로 캐나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현재 캐나다에는 미국의 빅 3를 비롯한 5개 완성차 브랜드가 진출해 있으며 총 13개의 자동차 관련 생산공장이 있다.
현재 G7 국가 중 자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는 캐나다가 유일하다.
사실 캐나다 기업이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만들려고 했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867년, 헨리 세스 테일러(Henry Seth Taylor)가 퀘벡에서 최초로 증기를 이용한 마차를 만든 이후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몇몇 캐나다의 자동차 선구자가 증기 또는 가솔린을 이용해 자동차를 만들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런데도 미국 포드, 독일 폴크스바겐, 일본 도요타처럼 독립적인 완성차회사로 성장하지 못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자동차기업이 성장하려면 이를 안정적으로 받쳐줄 수 있는 시장 형성이 필수적이다. 캐나다는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반면 20세기 초 캐나다 인구는 500만명 내외에 불과해 자동차산업이 성장할 기반 조성이 어려웠다. 이후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캐나다의 자동차 생산은 자본과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기업에 의해 빠르게 지배당하게 된다.
미국 자동차회사들은 20세기 초 수많은 자동차회사의 실패를 목격하면서 생산비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대량생산 체계를 갖춰나갔다. 캐나다의 초기 자동차회사들은 경쟁력을 잃게 됐고 기술 및 자본 등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미국의 디트로이트 자동차산업은 세계 자동차 생산의 중심지로 서서히 역사 전면에 등장했다. 디트로이트가 자동차의 메카가 된 배경에는 디트로이트강을 따라 발달한 운송 및 보트 엔진산업, 주변 지역의 우수한 도로 시스템, 초기 자동차 개척자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이 있었다.
그 당시 캐나다는 자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35%의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자국 제조 상품을 미국 제품보다 저렴하게 만들어 캐나다 국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캐나다는 영국 연방에 속했기 때문에 미국의 완성차기업들은 캐나다에서 자동차를 생산할 경우 미국에서 보다 낮은 관세율로 영국 연방국가들로 수출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 포드, GM 등 자동차회사의 캐나다 진출이 가속화됐고 캐나다에서는 이들 완성차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는 자동차부품산업이 성장한 것이다.
현재 캐나다는 스스로 완성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LG전자와의 마그나의 전기차 부품 합작 프로젝트와 같이 미래 자동차산업에서도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미래차 시대가 캐나다 기업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희망해본다.
(주영도 코트라 토론토무역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