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안에 비트코인을 보내지 않으면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편지가 메트로밴쿠버 일부 지역에 유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요구하는 비트코인의 액수가 2천 달러를 넘는 고액이고 사용된 문구가 대단히 악의적이라 편지를 받아본 이들에게 큰 충격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정체불명의 흰색 가루가 동봉돼 보내진 이 편지의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흰 가루는 마약이고 당신은 그 값을 내야 한다. 편지를 받은 지 24시간 안에 0.05 단위 비트코인을 보내라. 말대로 따르지 않으면 당신 가족 중 누군가가 죽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살인 전문가이고 어디서다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코키틀람 RCMP는 지난 1일 주의문 발표에서 누군가 비트코인 갈취를 노리고 이 같은 행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캐나다 포스트와 함께 발송인 식별에 나섰다고 밝혔다. RCMP는 신고한 다수의 수취인이 똑같은 편지를 받은 것으로 보아 편지가 무더기로 만들어진 후 여러 곳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송된 것으로 추정했다.
메트로밴쿠버 내에서 이 편지를 받은 곳은 아직까지 코키틀람과 포트 코키틀람에 한정돼 있지만 밴쿠버경찰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민들의 경각심을 부추기는 등 다른 지역 사법당국도 긴장한 상태다.
범인들이 요구하는 비트코인의 양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300달러 정도다. 그 액수가 상당한 것도 충격이지만 편지를 받은 이들을 더욱 경악에 빠트리는 것은 사용된 문구가 아주 적나라하다는 점에서다.
편지는 “다음 4가지를 아주 주의해 행동에 옮겨라. 당신의 생명이 거기에 달렸다”면서 구체적인 행동수칙을 알리고 있다. 이 수칙에는 마약을 변기통에 버리고 손을 닦으라는 등 꽤 상대를 배려하는 듯한 문구도 있지만 결국은 돈을 보내라는 결론으로 귀착된다.
이어 그 돈이 시간 내 도착하지 않으면 가족이 다치는데 “집을 불태우고, 자동차 브레이크 선을 끊고, 배달된 우편물이나 아마존 소포, 음식 등에 치명적인 양의 페타닐(마약 일종)을 감쪽같이 묻히고” 등등 편지는 그 구체적인 방법까지 열거하고 있다.
경찰은 아직까지 이 편지와 관련해 어떤 해를 입었다는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편지를 받을 경우 봉투째 샌드위치 비닐봉지나 집플러그백에 담아 단단히 봉한 뒤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604-945-1550, Coquitlam RCMP). 경찰은 또 편지를 개봉한 방안을 철저히 소독하고 손을 닦을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