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주택 가격 상승률이 미국 등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한국의 주택 가격은 2019년 4분기(10~12월)에 비해 9.3%(실거래가 기준) 상승했다. 이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비교 대상 주요국보다 높다.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상승률을 보인 미국(6.0%)보다 3.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독일(5.4%), 캐나다(4.8%), 프랑스(3.8%) 등도 3~5%대 상승률을 보였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신규 주택 수요가 많은 가운데 지난해 특히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었고, 주택 가격 상승이 상당히 빠르게 진행됐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매물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2006년 1분기(1~3월)부터 2020년 2분기(4~6월)까지 한국의 주택 가격 변동률의 71%는 국내 요인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가 수익률에 미친 영향은 전 세계 공통 요인이 72%로 더 컸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의 주가 상승률은 63.8%로 미국(39.6%), 일본(45.1%), 대만(51.8%) 등을 웃돌았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자산 가격의 오름폭은 주요국에 비해 가파른 편이며 소득 증가에 비해서도 상승세가 빠르다”며 “특히 최근의 주택 가격 상승은 민간부채 증가와 밀접히 연계돼 있어 앞으로 금융 시스템과 거시 경제에 대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