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원이 간첩 혐의로 구금 중인 캐나다인 2명에 대한 재판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가 보도했다.
12일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은 “캐나다 국적의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와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이 조만간 1심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나 구체적인 재판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다른 소식통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명에 대한 심리가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며, 법원이 조만간 재판을 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보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미중 고위급 대면회담을 갖기로 발표된 가운데 나왔다.
스페이버는 미국 농구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면한 적도 있는 인물이며, 코브릭은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에서 활동해왔다.
두 사람은 캐나다가 2018년 12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한 지 9일 뒤 중국 당국에 체포됐다.
이를 두고 캐나다가 미국의 요구로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보복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에서는 이후 지난해 6월 랴오닝성 단둥(丹東) 인민검찰원이 스페이버를, 베이징(北京) 인민검찰원 제2분원이 코브릭을 ‘외국을 위해 국가기밀을 정탐한 혐의 등으로 각각 기소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지난해 12월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사법기관이 법에 따라 처리 중이며, 합법적 권익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문제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국과 캐나다 간 첫 번째 양자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회견에서 이들을 직접 거론하고 석방을 촉구하면서 “인간은 협상 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협력할 것”이라며 “미국과 캐나다는 보편적 권리와 민주적 자유의 침해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18~19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만난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이 “우리가 가진 우려와 이슈(제기)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에 전방위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