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이 시흥서 농사 짓는다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광명시흥 3기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거액을 대출받아 이 지역 농지를 매입하는 등 투기로 의심되는 사례 30여 건이 추가로 제기됐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17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관에서 2018년 1월부터 지난 2월 사이 시흥시 과림동 지역 농지를 매입한 투기 의심자 30여 명의 사례를 공개했다.

김남근 민변 개혁입법추진위원장은 “3기 신도시 예정 지역인 광명시흥에서는 광범위한 농지 투기가 벌어지고 있었다”며 “시흥시 과림동은 2018년 이후 130건 넘는 토지 거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사례는 총 37건으로, 이 가운데 지난 2일 이미 발표한 LH 직원 의심 사례 6건을 제외한 31건은 민변 등이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추가로 확인한 것이다.

이들 사례에는 1990년대생 등 사회초년생이 3명 이상 포함됐다. 중국, 캐나다 국적 외국인이 토지를 소유한 경우도 있었다.

이 중 대출 규모가 커 농업 경영 목적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가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부천시 거주자 A씨와 인천 미추홀구 거주자 B씨가 2018년 9월 매입한 답 2개 필지 총 3355㎡의 매입 가격은 총 13억3000만원이었지만 이 토지에 설정된 채권최고액은 19억8000만원에 달했다.

토지 소유자의 주민등록상 주소가 농지가 위치한 과림동과 멀어 정상적으로 농사를 짓기 불가능해 보이는 사례도 9건 발견됐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C씨는 2019년 4월 과림동의 전 460㎡를 1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여러 사람이 한 필지를 공동으로 매입한 사례도 추가 확인됐다.

경기도 성남시, 안산시, 수원시, 시흥시에 거주하는 4명이 지난해 6월 이 지역 답 4054㎡를 공동으로 매입했다. 매매금액은 총 12억2000만원이었다. 민변 등이 과림동 현장을 실사한 결과 실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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