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 주택시장에서 바이어 사이의 오퍼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매물 한 건에 수십 개의 오퍼가 몰리면서 주택 가치 감정과 인스펙션을 건너뛰는 것은 흔해졌고 셀러에게 보내는 소위 ‘러브레터’도 현행법 위반 수준까지 나갔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인 바이어의 관심 지역은 LA 외곽지역으로 옮겨져 부에나파크, 풀러턴, 라미라다, 엘몬티, 밸리 등으로 이동했다.
‘더 라이트 리얼티 그룹’의 맥스 이 대표는 “OC와 밸리 등은 이전보다 2배 이상 많은, 매물 한 건 당 30여개의 오퍼가 쇄도하고 있다”며 “거래도 최초 호가보다 10만~20만 달러 이상 높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셀러에게 어필하기 위해 클로징 과정에서 핵심인 주택 감정이나 인스펙션을 생략하는 경우도 늘었다. 이 대표는 “리스팅된 뒤 일주일 이내에 거래되는 비중이 43% 이상에 달할 정도로 매물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레드포인트 부동산’의 JW베일리 에이전트도 “한인타운 주변 지역에 주택 매물이 나오면 20개 이상의 오퍼가 들어온다”며 “시니어 층 고객도 한인마켓만 근처에 있으면 된다는 인식으로 노스리지, 부에나파크, 풀러턴, 랜초쿠카몽가 등으로 오퍼 경쟁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에이전트는 “최근 주택시장의 경쟁 심각도는 1부터 10까지 중에서 최고인 10에 해당한다”며 “셀러가 부담해야 할 부동산 이전 및 등록 관련 세금과 타이틀 보험료까지 내겠다는 바이어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주변부보다는 열기가 덜하지만 한인타운도 복수 오퍼는 일상이 됐다. ‘비부동산’의 미셸 원 부사장은 “평균 매물 한 건 당 5개 정도의 오퍼가 제시되고 나오자마자 팔린다”며 “감정과 인스펙션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다운페이도 30% 정도 하면 되지만 바이어들은 60~70%까지 다운페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에이전트는 “지난해 말부터 무려 15번이나 오퍼 경쟁에서 실패한 바이어가 나올 정도”라며 “셀러에게 보내는 편지도 길어지고 쓰는 이들도 훨씬 많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택 감정과 인스펙션을 생략했다가 후회하는 바이어가 많아졌다고 최근 보도했다. LA의 한 바이어는 주택 구매 과정에서 유독성 검은 곰팡이와 석면을 발견하고도 거래를 마쳤지만 5~6개월 고치다가 결국 포기하고 집을 되팔았다. 소노마의 한 가족은 전원주택을 10만 달러 웃돈을 주고 샀다가 뒤늦게 주변 숲의 딱따구리들이 집에 파놓은 구멍 100여개를 발견하고 수리비로 15만 달러 이상을 날린 사례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