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관련 업체들 가격폭락에 ‘죽을맛’

캐나다 온타리오주 외곽에 있는 사우스허런구의 조지 핀치 구청장은 3년 전인 2018년 지역의 작은 시골 마을에 9만 2903㎡(약 2만 8100평) 규모의 대마초 농장이 생겼을 때까지만 해도 지역에 생길 일자리를 상상하며 희망에 부풀었다.

당시 트뤼도 총리가 오락용 대마초를 합법화하면서 캐나다에선 ‘그린 러쉬’가 벌어지던 때였다. 주식 시장에선 ‘대마초 테마주’로 자금이 몰렸고, 캐나다 시골 곳곳에 방치됐던 농지와 온실은 대마초용 농장으로 개조됐다. 사우스허런에 들어선 대마초 농장도 그 중 하나였다.

하지만 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던 업체 측 약속은 공수표가 됐다. 농장주는 대마초 씨 한 번 제대로 못 뿌려보고 3년 만에 농장을 매입가의 3분의 1 수준에 되팔고 지역을 떴다. 그 사이 캐나다 주식시장의 대마초 주가지수는 2018년 고점에서 70% 가까이 폭락했다.

캐나다의 대마초 업체 대부분은 합법화 후 2년 반이 넘게 흘렀지만 여전히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다. 캐나다 최대 대마초 업체인 캐노피 그로스는 최근 9개월 동안 9억5000만 달러(약 1조58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는 칼바람이 불었고, 중소업체 간 생존을 위한 합병이 활발히 이뤄졌다. 문을 닫는 농장들이 속출했다.

알버타 경영대학원 부학장인 카일 머레이 교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마초 관련) 주가는 아마 더 폭락할 것”이라며 “90년대 닷컴 버블 때와 비견될 정도로 거품이 많이 끼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마초 유통업체인 틸레이 최고 경영자 브렌단 케네디는 “모두가 캐나다에서 대마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규제가 너무 빡빡해 불법 대마상들과 경쟁하는 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했다. 캐나다에서는 정부 승인을 받은 생산자와 유통업체만 합법적으로 대마초를 재배하고 판매할 수 있다.

최근 멕시코가 대마초를 합법화한 것도 캐나다에는 악재다. 멕시코가 온화한 기후와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값싼 대마초를 생산하면 미국·캐나다·멕시코 3국 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 때문에 멕시코 산 대마를 막을 길도 없다.

머레이 교수는 “초기에 합법 대마 시장이 고전하는 게 대마 시장 자체가 나쁜 시장이라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너무 많았던 업체나 자금이 빠져나가면 결국에는 장기간 살아남는 곳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C&K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