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세계에서 2년 연속 출산율 꼴찌를 기록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올해는 14세 이하 어린이 인구 비율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저출산 해결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고 있지만 저출산이 오히려 심화되는 추세인 것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14일(현지 시각) 발간한 2021년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 ‘내 몸은 나의 것(My Body Is My Own)’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와 같은 1.1명으로 198개국 중 198위였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평균 2.4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2019년 1.3명으로 192위였던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처음 꼴찌로 떨어진 후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떨어지며 인구 성장 속도도 둔화됐다. 2015~2020년 한국의 연평균 인구성장률은 0.2%로 세계 인구성장률(1.1%)을 크게 밑돌았다.
전체 인구에서 0~14세 어린이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처음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어린이 인구 비율은 12.3%로 일본과 공동 꼴찌다. 이는 세계 평균(25.3%)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반면 65세 인구 비중은 크게 늘어났다.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6.6%로 세계 평균치(9.6%)를 훌쩍 넘었다. 지난해(15.8%)보다도 0.8%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전체 198개국 중 42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 1위는 일본(28.7%)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약 80조원의 예산을 투자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0조원이 증가한 규모다. 중앙부처 사업 중 저출산 관련 예산만 46조7000억원에 이른다.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정부는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225조3000억원가량을 투입해왔다.
한편 이번 보고서의 통계는 인구건강조사(DHS), 유엔아동기금 복수지표집합조사(MICS), 유엔 추산 자료 등을 취합해 작성한 것으로 각국의 공식 통계 자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0.84명으로 잠정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