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와 뉴질랜드, 오늘부터 격리 없이 여행 가능

호주와 뉴질랜드에 사는 사람들은 19일부터 양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일 년 만이다.

두 정부가 ‘트래블 버블'(자가격리 면제 여행 허용)을 재개함에 따라 격리 없이 두 나라를 오갈 수 있게 됐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철저한 봉쇄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낮게 유지해왔다.

이날 호주 공항은 가족과 친구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에 들뜬 여행객들로 붐볐다.

19일에만 수천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다. 새벽 동이 뜨기 전부터 집을 나서는 여행객도 있었다.

시드니 공항에서 탑승 준비를 하던 던 트랫은 BBC에 “이 정도로 오늘이 감격스러울 줄은 몰랐다”면서 들뜬 마음을 전했다.

콴타스 항공을 비롯해 제트스타, 에어 뉴질랜드 등이 두 나라를 오가는 모든 노선을 운항할 계획이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지난 3월 국경을 폐쇄한 뒤 귀국자만 격리를 의무화했다.

지난 10월, 뉴질랜드 여행객들은 대다수 호주 주에 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호주인들은 뉴질랜드를 격리 없이 입국할 수 없었다.

‘너무 들떠 잠을 설쳤다’

오늘 이른 아침부터 시드니 공항의 국제 터미널은 매우 바빴다. 체크인 줄은 매우 길었고, 아침부터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는 부모도 여럿 보였다.

어떤 사람은 붐비는 것을 피하고자 새벽 2시(현지시간)부터 공항 밖에서 기다렸다고 했다. 일부는 너무 들떠 전날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날 제트스타의 첫 뉴질랜드 편은 만석이었다.

오늘은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던 항공사들에도 중요한 날이다. 물론 오랜 시간 서로 왕래할 수 없었던 가족과 친구들에게 가장 특별한 날일 것이다.

던 트랫는 건강이 좋지 않은 사촌을 만나기 위해 뉴질랜드에 간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이라도 사촌을 보러 갈 수 있다고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호주와 뉴질랜드 두 나라를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건 큰 특권입니다. 비행기를 다시 탄다고 하니 기분이 이상해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합동 성명을 발표해 이번 트래블 버블이 경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던 총리는 “호주와 격리 없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어 기쁘다”라면서 “가족과 친지 방문, 또는 휴가 목적으로 뉴질랜드에 오는 모든 호주인을 환영한다”라고 전했다.

호주 관광객은 뉴질랜드 국제 관광 수입의 40%를 차지했다. 뉴질랜드는 약 27억 뉴질랜드달러(약 2조1235억원)를 호주 관광객으로부터 벌어들였다.

반대로 2019년 한해 뉴질랜드 관광객 130만 명이 호주를 찾아, 호주 경제에 26억 호주달러(약 2조2352억원)을 기여했다.

다만 모리슨 총리와 아던 총리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언제든 코로나19 확산의 우려가 있으면 트래블 버블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과거 싱가포르와 대만을 비롯해 몇몇 태평양 섬나라 등 코로나19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라와 별도의 트래블 버블을 진행하자는 논의를 한 바 있다.

두 나라는 철저한 봉쇄로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910명, 뉴질랜드는 26명이다.

호주 정부는 최근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백신 접종이 뒤처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호주는 처음 세운 집단면역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당분간은 국경을 완전히 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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