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의 오스카 수상을 두고 “바람피운 남자에 대한 복수”라고 평가한 전남편 조영남에 대해 한 가수 겸 작가가 쓴 글이 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받고 있다. 해당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고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그룹 ‘언니네이발관’ 멤버이자 ‘가장 보통의 존재’를 쓴 작가 이석원은 26일 블로그에 쓴 글에서 “드디어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고 말했다. 그는 “윤여정 선생님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오스카) 여우조연상을 탔는데 기자들이 무려 34년 전 이혼한 전남편에게 소감을 물었다”면서 “거기에 냉큼 말을 얹는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석원은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이 자기처럼 바람피운 사람에게 최고의 한 방이라니”라며 “너무 당연하게도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은 수십년 전 무책임하고 부도덕하게 가정을 버린 남자에 대한 한 방의 의미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수란 상대가 내 안에서 여전히 의미라는 게 손톱만큼이나마 있을 때의 얘기”라고 덧붙였다.
이석원의 글이 퍼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순식간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속 시원하다” “맞는 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이석원의 글에 공감했다. 다만 몇몇 네티즌은 “언급 자체를 자제해야 한다”거나 “제삼자가 윤여정의 심경을 대변하듯 쓰는 것 또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조영남은 윤여정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복수의 매체를 통해 “나는 자격이 없다”면서도 “축하를 전하고 싶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바람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 아니겠나”라며 당사자인 본인은 더욱 자중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 매체 인터뷰에서는 “다른 남자를 안 사귄 것이 한없이 고맙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여정과 조영남은 1974년 결혼한 뒤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1987년 한국에서 이혼했다. 조영남은 이후 여러 방송에서 윤여정과의 이혼이 자신의 ‘바람’ 때문이었다며 ‘후회도 된다’고 고백했다. 반면 윤여정은 이혼 후 두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생계형 배우’가 됐다며 고단했던 복귀 과정을 회상한 바 있다.
윤여정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25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유니언스테이션과 돌비극장 등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는 한국 배우 최초이자, 아시아계 배우로서도 두 번째 수상 기록이다.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