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국민 37% 접종해도 하루 확진 5천명. 중국백신 탓?

남미 국가 칠레는 현재 인구의 36.7%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이스라엘(접종률 61%), 영국(46.5%)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남미권 선두로 미국(32.1%)도 앞섰다.

그런데 다른 선두권의 나라들과 달리 칠레에선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감염자 수가 줄거나 정체되는 대신 오히려 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재봉쇄에 들어갈 정도로 상황이 악화했다

지난해 12월 24일 백신 접종을 시작했을 당시 하루 신규 확진자는 2000명대. 이후 증가 추세를 이어가더니 지난 2일 8000명을 넘어섰다. 이어 5~6일에는 5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칠레에선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  

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칠레의 ‘결정적 실수’로 봉쇄 완화 시기를 들었다. 

칠레는 지난 1월 체육관·카지노 등 일부 상업시설의 문을 다시 열고, 이동 제한도 완화했다. 백신 접종에 앞서 국경은 이미 열어 둔 상태였다. 1월 칠레의 백신 접종률은 1% 미만이었다. 이스라엘이 지난 2월 접종률이 50%를 돌파한 뒤에야 봉쇄를 풀기 시작한 것과 대조적이다.    

칠레의 감염병 전문가 클라우디아 코르테스 박사는 미 공영라디오(NPR)와의 인터뷰에서 “봉쇄를 너무 일찍 푼 상태에서 백신 접종을 진행해 국민에게 ‘긴장을 풀어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때문에 사람들이 마스크 착용을 잘 하지 않고, 모임도 자주 가졌다는 설명이다.  

포브스는 정확한 영향을 측정하긴 어렵지만 전파력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도 칠레에서 벌어진 상황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칠레 이웃 국가인 브라질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가 남미 곳곳에 번지고 있어서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칠레·페루·우루과이·베네수엘라 등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백신의 종류’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고 봤다. 칠레에서 백신을 맞은 사람 중 90%가 중국 시노백 백신을, 10%가 화이자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화이자 백신 한 종류만 접종받고 있다. 임상 시험에서 나타난 효능이 화이자 백신은 95%, 시노백 백신은 지역에 따라 50~83.5%였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공교롭게도 백신 접종률이 2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데도 확진자가 증가 추세이거나 줄지 않는 나라들 가운데는 중국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 시노팜 백신을 사용하는 바레인(31.4%), 헝가리(25.2%), 세르비아(21.8%)와 시노백 백신을 쓰는 우루과이(20.9%)가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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