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임시로 입국한 이주 노동자들이 연달아 사망하면서 이들이 겪는 부당한 대우와 정부의 안일한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순 이후 5명의 농장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고 그 가운데 4명은 입국 뒤 14일 간의 격리 기간 중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임시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인 계절 농업 근로자 프로그램을 통해 자메이카와 멕시코에서 입국했으며 이들의 자세한 사망한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계절 농업 근로자 프로그램은 캐나다 정부의 중요한 정책 가운데 하나로, 농장 고용주는 멕시코와 캐리비안 지역의 11개 국가에서 자격 조건을 갖춘 근로자를 1월부터 12월 15일까지 최대 8개월 동안 고용할 수 있다.
이주 노동자들의 사망에 대해 이주 노동자 연합 책임자는 근로자가 격리 되어 있는 동안 정부가 정기적으로 확인했는지, 이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 나라에 일을 하러 넘어온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무척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아직 어떤 입장도 내고 있지 않은 정부에게 사망자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온타리오주의 한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마리아 로페즈는 “해충에 감염된 침대에서 자고, 7명의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한방에 지낸다”고 말했다. 또 “크리스마스 연말에는 쉬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주에게 교회에 가는 것도 허락 받아야 한다. 교회를 다녀와서 초과근무를 하겠다고 해도 거절한다. 할당량을 못 채우면 일당을 받을 수 없다. 이런 대우들은 일상적인 것”이라고 전하며 “이곳에서 태어나지 않은 외국인 노동자들도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건너온 이주 노동자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사망하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들은 캐나다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로서 정부의 보호가 필요하다”며 농장주에게 엄격히 검역 규칙을 따를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외국인 근로자의 사망사건이 이어지자 캐런 호간 연방 감사 총장은 캐나다 임시 외국인 근로자 프로그램 재검토에 나섰다. 그는 캐나다 정부가 안전수칙에 관한 검사 규정을 준수하지 않아 근로자의 안전 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정부에 보고한 바 있다.
또한 지난 주 온타리오 주정부는 ‘이주 노동자를 위한 더 나은 보호책’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해 이주 노동자들의 생활과 근로 조건 개선을 위한 35개의 권고안을 제시했다. 또 근로자들이 캐나다에 도착해 2주 동안 머무는 격리장소가 공중 보건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근로자들이 언제나 의료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점검해야 한다는 기준도 명시했다. 이 보고서는 작년에 온타리오주 남서부지역의 한 농장에서 발생한 멕시코인 노동자 3명의 사망에 근거해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