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잇는 화물 철로 연결망 확보를 위한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의 캔자스시티 서던 철도 합병계획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캔자스시티 서던 철도회사가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와의 합병 합의를 철회하고 경쟁사인 캐나다 최대 철도회사 캐네디언 내셔널(CN) 철도와의 합병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캔자스시티 서던 철도가 지난 3월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와 합병에 합의했으나 이후 훨씬 후한 인수조건을 제시한 CN 철도의 제안에 합의 파기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의 인수조건은 주당 287달러 정도인 반면 CN 철도는 주당 320달러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 면에서는 CN 철도의 제시액이 300억달러 규모로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보다 50억달러가 많다.
CN 철도는 또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와의 합의 파기에 따른 비용 7억달러는 물론 규제당국 불허로 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도 10억달러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캔자스시티 서던 철도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는 승인권을 가진 미국 육상교통위원회(STB)가 캔자스시티 서던 철도와의 합의에 따른 의결권 신탁을 이미 승인한 만큼 상황 전개를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널은 STB의 입장이 양사 운명을 가를 것이라면서 CN 철도가 캔자스시티 서던 철도 인수에 성공하면 이미 캐나다와 미국, 멕시코를 잇는 화물철도망을 보유한 미국 대형 철도업체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캔자스시티 서던 철도는 미국 주요 철도회사 가운데서는 규모가 적은 편이지만 멕시코와 텍사스를 거쳐 캔자스시티로 연결되는 노선을 가지고 있어 북미지역 화물철도망 구축을 시도하는 캐나다 철도회사들의 주된 인수목표가 되고 있다.
캐네디언 퍼시픽 철도는 멕시코와 미국 남부 및 중서부지역으로 연결되는 화물철도망 구축을 위해 지난 2014년과 2016년에도 미국 철도회사 인수를 시도했으나 당국의 반대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