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AI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질적 성장에 방점을 둔 ‘국가 AI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AI 특허 세계 4위 국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특허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질적으로 우수한 특허 확보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기업, 대학, 출연연구기관 등 AI 기술 주체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기술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AI 특허 질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활용가치가 없는 ‘깡통 특허’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양적 측면에서 AI 분야 특허를 늘리기보다는 파급력이 큰 ‘강한 AI 특허’ 확보에 더 치중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단적으로, 캐나다의 경우 지난 10년간 AI 특허출원 건수는 960건으로, 우리나라보다 7배 가량 적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미국 다음으로 높은 세계 2위로 평가됐다. AI 기술 발명 증가율과 CPI 상위 10% 비율을 동시에 고려하면, 미국, 영국 등과 함께 선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양적 성장에 비중을 둔 우리나라와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또한 경쟁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현저히 떨어지는 대학의 AI 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것도 큰 과제가 되고 있다. 실제 AI 경쟁력이 높은 미국과 캐나다는 기업, 대학, 출연연 등의 CPI 성과지수가 모두 10%를 훨씬 상회하는 높은 특허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국가 내부의 AI 기술혁신 생태계를 구성하는 산학연이 모두 우수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기업과 출연연 등의 CPI 성과는 평균 10%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대학의 CPI 성과는 2.8%로, 매우 낮았다. 대학의 AI 기술 규모는 크지만,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져 국가 전체 차원의 AI 질적 수준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각국 대학의 CPI 상위 10% 특허 비율은 미국(37.1%), 캐나다(20.7%), 영국(10.1%), 대만(8.3%), 중국(6.0%) 등으로, 우리나라 대학보다 대부분 높게 나왔다.
김원준 KAIST 교수는 “AI 기술 선점을 위해서는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며 “제한된 R&D 투자와 인재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경우, 좀 더 전략적인 AI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양적 성장을 지양하고 질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결국 우수한 AI 인재 확보가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AI를 다양한 산업과 기술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인력양성 전략과 계획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