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송유관 해킹 사흘째 마비.. 지역 비상사태 선포

사태 장기화땐 유가 등 폭등 우려
랜섬웨어 공격.. “인프라 최악 해킹”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시스템이 해킹을 당해 송유관 가동이 사흘째 중단됐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휘발유 가격을 포함해 미 동남부 지역 연료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미 연방정부가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사고 수습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지난 7일 랜섬웨어 사이버 공격으로 중요 시스템이 훼손돼 모든 송유관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이날까지 핵심 라인은 여전히 마비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사측은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일부 소형 송유관은 재개했다”고 밝혔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텍사스주부터 뉴저지주까지 총연장 8850㎞의 송유관을 통해 휘발유, 항공유 등 연료를 하루 약 250만배럴(약 40만t)씩 수송하며 미 동남부 지역 연료 공급의 약 45%를 담당한다. 따라서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는 경우 휘발유 가격이 폭등하는 등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 교통부는 “휘발유, 디젤유, 항공유, 다른 석유 제품의 긴급 수송을 돕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피해 지역은 육로로 연료 수송을 할 수 있게 되고 응급 지원 활동에 동원되는 상업용 차량 규제도 완화된다.

미국의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역대 최악의 해킹 공격 사례인 이번 사태는 일명 ‘다크사이드’로 알려진 해커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다크사이드는 대기업 등을 노린 해킹으로 얻은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해 ‘해커계의 로빈 후드’란 별명을 갖고 있다.

한 사이버보안 전문가는 “송유관이 중단됐다는 사실은 국가 인프라 핵심 요소들이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라며 “에너지 인프라를 지키는 것은 국가안보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C&K 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