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 둥지 ‘환경파괴 논란’ 송유관 공사 4개월 중단

연방법 보호 벌새 둥지, 공사로 벌목된 나무에서 발견

캐나다에서 환경 파괴 논란으로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던 송유관 건설 공사가 벌새 둥지로 인해 4개월가량 멈춰 서게 됐다.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는 서부 산유지인 알버타주에서 생산된 원유를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태평양 연안으로 수송하는 송유관을 짓는 ‘트랜스 마운틴’ 사업을 8월 21일까지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사업은 2019년 6월 정부의 승인을 받고 개시됐으며, 공사비 규모는 총 74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명령은 공사로 인해 잘려 나간 나무에서 ‘애나스 벌새'(Anna’s hummingbird) 둥지 1개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벌새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연방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

환경·기후변화부는 성명에서 “나무 등 식물을 잘라내거나 불도저로 땅을 고르고 전기톱 등을 사용하는 훼손 행위로 인해 알이나 새끼를 품고 있는 둥지가 파괴될 수 있다”면서 특히 이 시기에는 철새들이 취약할 때라고 말했다.

그간 BC 지역 단체들은 이 사업으로 인해 벌목되는 나무들에는 새들의 둥지가 여러개 있어 위험하다고 경고해왔다.

한 단체는 “공사장 인근에서 알이나 새끼를 품고 있는 둥지 8개를 찾았다”면서 “송유관이 건설되는 1천500㎞짜리 경로 인근에는 수천 개의 둥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공사가 정부의 적절한 관리나 보호 없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비판했다.

트랜스 마운틴 시공사 측은 이번 명령이 900m 반경 내 지역에만 적용된다며 내년 말 완공한다는 계획에는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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