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1일 향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논의와 직결된 고용시장 환경에 대해 착시 위험이 커다고 경고를 보냈다.
‘노동시장 유휴인력의 혼재된 신호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샌프란시스코 연은은 고용시장 상황을 분석하는 실업률과 고용률 등 26개 지표의 정합성이 과거보다 크게 떨어져 자칫 고용시장을 오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인력 참여율과 여성 실업률, 흑인·라틴계 근로자들의 높은 실업률은 주요 외형 지표가 보여주는 숫자보다 더 악화한 고용시장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할 능력은 있는데 일자리를 찾지 않는 이들을 뜻하는 ‘유휴인력(Slack)’ 문제는 팬데믹 발발 전까지 경기순환 혹은 구직자와 구인자 간 치열한 ‘탐색전’ 등 고용시장의 구조적 특성으로 간주됐다. 그런데 초유의 팬데믹 사태로 고용시장에 ‘새로운 왜곡’이 생겼다. 모든 근로활동과 학교 수업이 동시에 정지되는 팬데믹으로 인해 여성 근로자들은 집으로 복귀한 뒤 막대한 육아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정부가 뿌린 실업수당과 각종 현금성 지원은 일할 능력과 자질이 충분한 시민들의 노동시장 참여 욕구를 떨어뜨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휴인력 증가가 가뜩이나 원자재 부족으로 고통받는 산업계 공급망 위기를 부추기고 미래 임금 인상 등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노동시장을 재건하는 데 10년이나 걸렸다”며 여성 유휴인력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그는 육아 부담으로 일자리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고용시장 현실을 무시하고 인플레이션 지표에만 초점을 맞추면 경기가 과열된 것으로 오판할 위험성이 커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