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73% 급감…캐나다 자선단체가 살아남는 법

기부금은 급감했는데 수요는 증가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비대면 식품 배달

지역 단체들과 협업으로 새로운 길 시도

캐나다의 자선단체들도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캐나다 자선 단체의 운영과 정책 입안을 담당하는 이매진 캐나다(Imagine Canada)의 ‘코로나19 특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3월 이후 자선단체 재정의 핵심인 기부금은 73% 감소했고 재정난에 비영리 자선단체 4곳 중 1곳은 문을 닫은 상황이다.

캐나다 전역 자선단체들은 향후 6개월의 미래도 암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약 156억 달러의 재정 감소로 직원 194,000명을 잃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자선단체는 큰 어려움에 빠졌지만 오히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더 늘었다.

늘어난 수요와 바닥난 재정,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 자선단체들을 버티게 하는 힘은 자원봉사자들과 지역 사회의 도움에서 나왔다.

저소득 신규 이민자에게 무료 식자재를 공급해온 자선단체 ‘다문화 건강 브로커 (Multicultural Health Broker)’는 코로나19 이후 지원 방식을 대폭 변경한 대표적인 사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도움이 필요한 가족들이 배급소를 방문해 물품을 수령해 갔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 이후 집집마다 방문 배달을 실시하고 있다. 직원 부족에도 이를 도맡아 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시도다.

“기존에는 시내 100가구에게 지원을 해왔지만 실직 가구가 늘면서 도움이 필요한 가구가 500가구까지 늘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무료 식자재를 각 가정에 배달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자원봉사 첫날엔 마스크 대란으로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할 마스크를 5개 밖에 구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캐나다 자선단체 ‘다문화 건강 브로커’ 관계자)

코로나19가 시작된 작년 설립 40주년을 맞이한 캐나다 푸드뱅크는 새로운 운영 모델을 시도했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역사회의 소규모 비영리 단체들과 협업과 분업을 시작한 것이다.

“2020년 4월에는 월 2만 7천 명을 지원하는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도 원활하게 식품을 전달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사회의 소규모 자선단체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코로나19 이후에도 이런 협업은 계속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푸드뱅크의 새로운 모델이죠” (캐나다 푸드뱅크 관계자)

한편 캐나다 연방정부는 자선단체들을 긴급 지원하는 형식으로 임금과 임대료 보조, 운영비용 무이자 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원책인 캐나다 긴급 임금 보조금 (Canada Employee Wage Subsidy)은 자선단체 직원의 임금 20%-40%를 지원해 해고한 직원을 재고용하도록 장려한다. 현재 캐나다 자선단체의 55%가 임금 보조금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있다.

‘다문화 건강 브로커’의 설립자 이본 추아 대표는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며 얻은 교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서로를 돌보면 또 다른 풍요로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앞으로도 서로를 북돋아 주면 창의적인 방법을 계속 찾다 보면 아마도 굶주림과 노숙, 식량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해결책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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