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타~美 송유관 연결 사업 결국 ‘없던 일로’

알버타와 미국 텍사스를 잇는 90억 달러 규모의 송유관 건설 사업인 ‘키스톤 XL’ 프로젝트가 공식 취소됐다.

캐나다 언론들은 9일 “사업 주체인 캐나다 TC에너지가 이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환경론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나타내는 상징이자 미국과 캐나다 관계의 최대 쟁점 중 하나인 이 프로젝트가 공식 취소됐다”고 전했다.

키스톤 XL은 알버타 오일샌드에서 생산한 기름을 미국 정유 공장에 실어 나르는 1,930㎞의 송유관 사업으로 지난 2008년 처음 제안됐다. 이는 하루 83만 배럴의 알버타 원유를 미국으로 운반하는 대형 건설 사업이었다.

키스톤 송유관은 현재 3단계 구간까지 건설돼 운영되고 있다. 키스톤 XL 프로젝트는 기존 파이프라인에 앨버타주와 미 네브래스카주를 연결하는 4단계 구간을 추가하는 사업이다. 두 지역을 더 짧은 경로로 연결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출발부터 환경단체들과 기후변화론자들의 거센 저항으로 장장 12년동안 제대로 진척되지 못했다. 이들은 이 송유관 자체가 불필요하며 화석연료를 청정연료로 전환해나가겠다는 미국의 계획을 방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유관이 지나가는 몬태나·사우스다코타·네브래스카주에서는 아메리칸 인디언계 원주민들과 지역사회 환경운동가들이 뭉쳐 송유관 건설에 따른 환경 파괴가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이들의 뜻에 동의해 2015년 의회에서 통과된 이 사업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이틀 만에 오바마의 조치를 무효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건설에 반대하는 온갖 소송에 가로막혀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 초 취임 직후 이 사업에 대한 핵심 허가를 취소했다. 캐나다 측은 이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를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고 결국 이날 사업 주체인 TC에너지가 백기를 들었다.

케니 알버타 주시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허가 취소를 포함해 키스톤 XL 프로젝트를 둘러싼 모든 환경에 좌절하고 있다”며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알버타주는 90억달러 규모의 이 사업에 15억달러를 투자하며 의욕을 보여왔다.

석유 산업에 우호적인 보수진영도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경기부양책 추진으로 원유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원유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자산을 스스로 걷어찼다는 것이다.

미 상원 에너지위원회 소속인 존 바라소 공화당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키스톤XL 송유관과 함께 양질의 일자리 수천 개를 없애버렸다”며 “백악관은 유가 급등은 외면한 채 송유관의 사망만 축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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