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과 함께 20일 벨라루스 개인과 기관에 대한 제재 조치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야권 인사를 체포하기 위해 아일랜드 국적 라이언에어 항공기를 강제착륙시키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자들을 탄압해 인권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억누른다는 명목에서다.
로이터·AFP 통신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는 이날 벨라루스 정부 당국자 등 개인 16명과 기업 5곳에 대해 출국금지와 자산동결을 실시하기로 하는 새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대통령 공보비서관과 의회의장 등 루카셴코 대통령의 측근들과 국방, 항공, 교통 부처 당국자 등이 포함됐다. 국가안보위원회와 내무부 소속 부대 등 작년 8월 대선 이후 평화적 시위를 탄압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기관과 개인들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국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루카셴코 정권의 인권, 기본적 자유, 국제법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EU는 이보다 광범위한 경제 제재를 주중 논의할 예정이다. 벨라루스는 유럽 시중은행의 대출과 신규 대출 금지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EU 투자자들의 유가증권 거래나 단기 채권 매입 금지는 벨라루스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EU 외교관들은 전했다.
영국 외무부도 “석유제품을 수출하는 BNK 영국지사에 대한 규제는 정권의 주요 재원 중 하나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라루스에선 6선 연임에 ‘성공’한 루카셴코 대통령이 27년째 장기 집권 중인 가운데, 작년 8월 대선에서 루카셴코가 80%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한 데 대한 선거 부정 의혹과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개월째 계속된 시위에서 최소 4명이 목숨을 잃은 뒤 소강 상태에 접어드는 듯했지만, 지난달 23일 그리스에서 리투아니아로 향하던 라이언에어 항공기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공항에 강제착륙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벨라루스 당국은 야권 인사 프라타셰비치를 체포하기 위해 항공기를 착륙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프라타세비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결집한 텔레그램 채널 ‘넥스타’를 만든 인물로, 수배 대상에 오르자 폴란드로 넘어가 거주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