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옛 원주민(인디언) 기숙학교 부지들에서 지금까지 1천여 구의 유해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캐나다 총리가 교황에게 캐나다에 직접 와서 교회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교황께 단지 사과를 하는 것뿐 아니라 캐나다 땅에서 캐나다 원주민들에게 사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직접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가톨릭교회 지도부가 다음에 취할 조처에 관해 매우 적극적으로 들여다보고 관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교회가 이 문제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전국의 많은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얘기를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에서는 과거 가톨릭교회가 운영한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총 약 1천구에 달하는 유해가 잇따라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는 1883년경부터 1996년에 이르기까지 100여 년간 정부와 가톨릭교회 주도로 운영됐다. 전국적으로 139곳에 달했고, 강제 수용된 원주민 아동은 1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어린이들은 많은 경우 강제로 부모에게서 떨어져 기숙학교로 들어와 토착 언어 사용을 금지당한 채 학대 속에 백인동화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와 트뤼도 총리는 지난달 캠루프스 기숙학교에서 유해가 발견된 후 “부끄러운 역사”라며 공식사과했고,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법정 공휴일도 지정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초 “캐나다에서 전해진 소식을 접하고 경악했다. 이는 우리 모두 과거의 식민지개척 모델과 거리를 둬야 함을 상기시키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다만, 교황은 이 일과 관련해 아직 사과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