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함께 걸린 캐나다 70대 부부가 17시간 차이를 두고 차례로 숨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31일 CTV등에 따르면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1시간 거리의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스쿼미시에 사는 하비 메릴 로스(76)와 부인 마거릿 게일(73)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려 함께 투병하다가 별세했다.
부부는 지난 4월 초 노스밴쿠버 종합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 합병증이 악화했으며 지난 5일 남편이 먼저 숨을 거둔 후 다음날 부인도 뒤를 따랐다.
지인과 동료들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장례식을 제대로 치르지 못하자 주말인 지 난 29일 트럭 100여 대로 행렬을 이뤄 스쿼미시 주변 도로를 돌며 부부를 추모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부부는 지난 1969년 대서양 연안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EI)주에서 아기 둘을 데리고 서부 BC주로 이주했고, 이후 두 자녀를 더 얻었다.
스쿼미시에서 지내면서 남편 로스는 목재와 골재를 운송하는 트럭을 수십년동안 몰았고, 아내 게일은 종종 남편 트럭을 타고 함께 다녔다.
아들 스콧은 50년 넘게 해로한 부모님에 관해 “두 분이 서로가 없이는 살지 않으려 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코로나19에 걸려 함께 입원하기 직전까지 트럭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친지들은 부인 게일이 지역 사회 청년 스포츠 단체를 도와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폈다고 회고했다.
트럭 추모 행사는 남편 로스가 일하던 운송업체 동료들이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께 모인 트럭과 트랙터는 100여 대의 행렬로 밴쿠버에서 스쿼미시로 이어지는 99번 고속도로와 스쿼미시 시내 도로를 2시간 넘게 행진했다.
추모 행렬은 부부의 생전 모습을 담은 대형 사진을 앞세워 경적을 울리며 이어졌고, 가두의 주민들은 손을 흔들며 고인들을 기렸다.
다른 아들 앨런은 “생전 부모님이 주변의 주의를 끄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성격이셨다”며 “본인들은 행사를 부담스러워하셨겠지만, 그분들에게 이런 추모는 합당하다”고 말했다.
행사는 시내 종착지에서 30초간 경적을 울린 뒤 묵념을 하는 것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