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취임을 앞둔 신임 캐나다 총독의 ‘불어 사용 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원주민 출신인 메리 사이먼 총독은 26일 오타와 상원 회의실에서 열린 제30대 총독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누이트족 출신 여성인 사이먼 총독은 최근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의 아동 유해 집단 발견 파문 속에 캐나다의 어두운 과거사와 원주민과의 화해가 국가적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총독에 지명돼 주목을 받았다.
사이먼 총독은 연설에서 “화해는 삶의 한 방편이자 매일 일상의 과업이 돼야 한다”며 “화해는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 사이먼 총독은 캐나다 역사상 첫 원주민 출신 총독으로 원주민 사회와의 화해를 상징하는 중요한 인물로 환영받았지만 캐나다 불어권 커뮤니티의 반응은 달랐다.
캐나다 불어권은 수백 건의 민원을 통해 메리 사이먼 총독 임명에 반발했다. 그가 영어와 원주민 언어인 이누이트어엔 능통하지만 불어는 서툴다는 이유에서다.
영어와 불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는 능력은 캐나다 고위 공직자의 주요 자질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캐나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총독의 불어 능력을 문제 삼은 시민들은 그의 오랜 외교관 경력을 지적하며 “20년 가까이 외교 업무를 하는 동안 프랑스어를 배우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묻고 있다.
더욱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고위직을 임명할 때 영어와 프랑스어 2개 국어 사용을 강조해 왔던 터라 이번 총독 임명의 ‘진정성’도 의심되는 분위기라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원주민 출신 총독을 임명하는 이유가 최근 연달아 드러나고 있는 원주민 기숙사 학교 학살 문제를 덮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