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을 주목하는 캐나다

스타트업에 북미 시장이라고 하면 미국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반면 캐나다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다. 국내 스타트업이 토론토 소재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은 사례는 찾기조차 어렵다.

캐나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주로 다른 나라보다는 자국 기업 혹은 영미권 기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 반대로 한정된 역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국내 스타트업은 미국보다 캐나다에 관심을 갖기 어렵다. 풍부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각종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 대비 캐나다는 매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한국 스타트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에 진행된 다양한 이벤트에서 우리 기업의 활약은 특히 돋보였다. 기회는 비록 많지 않을 수 있지만 꾸준한 관심을 갖고 캐나다 시장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다.

지난 4월, 토론토에서 해마다 열리는 북미 대표 테크 콘퍼런스인 ‘콜리전 2021(Collision 2021)’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141개국에서 투자가, 스타트업 등 4만여명이 참가했다. 콘퍼런스의 주요 이벤트는 단연 피칭대회인데 전 세계의 쟁쟁한 기술 스타트업들이 피칭을 통해 겨루고 우승자를 뽑는다.

2019년 우승자인 미국의 클린테크 스타트업 롤리웨어(Loliware)는 우승 이후 약 600만달러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등 스타트업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하지만 피칭대회를 아는 국내 스타트업은 많지 않았다. 코트라는 이러한 좋은 기회에 더 많은 국내 기업이 참가할 수 있도록 콜리전 담당자를 초청해 웨비나를 개최했고 실제 참가까지 이어질 수 있게 지원했다. 그 결과, 치열한 피칭대회 예선전을 거친 톱 54에 우리 스타트업 2개사가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북미 콘퍼런스인 만큼 톱 54에는 예상대로 캐나다와 미국 기업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한국이 4번째로 많은 스타트업을 배출해낸, 아시아에서 유일한 국가였다는 것이다. 비록 2개사 모두 다음 단계인 쿼터 파이널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캐나다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우리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확인을 하게 된 분명한 계기가 됐다.

또한 캐나다 글로벌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기회도 주목해야 한다. 얼마 전 캐나다 대표 자동차부품사인 리나마(Linamar)의 아시아 투자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한국에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많으니 리나마의 글로벌 제조·R&D 역량을 활용해 대량 생산을 희망하는 정밀 제조 분야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지난 5월에는 우리 스타트업 5개사가 리나마에 자사를 소개하고 협업할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재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좋을지 긍정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점차 캐나다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우수한 우리 기업이 캐나다 스타트업 생태계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고 한국과 캐나다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다.

(문선준: 코트라 토론토무역관 과장)

C&K 투어